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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다문화 가정에 사는 장애아동에 관심가져야2008-03-03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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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한국인 배우자 사이에 태어난 장애아동들
이중적 고통을 겪는 장애아동에게 관심가져야

작년 일이다. 장애아동을 데리고 부부가 상담을 의뢰했다. 사실 상담하겠다고 전화를 했을 때부터 발음이 불분명했는데, 상담을 진행하다보니 발음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인은 한족(漢族, 중국사람)이었다. 10살이상 차이가 나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중국여성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발달에 문제가 있었다.

돌이켜 보니 이러한 일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2006년 춘천에서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들을 교육하러 갔었다. 열심히 교육을 하고 있는데, 좌측에 앉아있는 두명의 여성은 눈빛이 남달랐다. 내 강의를 알아듣고 있는가 약간의 의심이 생겨서 질문을 했다. "이해가 되십니까?"

그들은 일본인 여성이었다. 특정종교를 통해서 한국남성과 결혼하여 춘천에 와서 살게 되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자녀에게 장애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자신에게만 이러한 일이 생긴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일본인 여성을 만나게 되어 부모교육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충청도 지역에서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을 운영하는 시설장에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뜻밖에 반응이 나왔다. 그것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희 기관에는 더 다양한 국적의 어머니가 계십니다. 일본, 필리핀, 중국, 그리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사실 4년 전 경기도에서 보육사업 정책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을 때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들을 위하여 보육시설을 만들고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지금 나타난 현실은 외국인 노동자 가정과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배우자 사이에 태어난 장애아동에 대하여 우리는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외국인 부모로부터 태어나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동들의 정서적 이질감, 문화적 낯설움, 언어와 생활습관의 차이는 태어날 때부터 다국적이거나 다문화적이고, 이국적인 현실 속에서 아동들을 자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다문화적 가정과 그 가운데 자라나고 있는 어린아동들, 특히 장애를 가진 아동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동일한 조기개입을 통하여 장애영유아복지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한국전역에 말도 하지 못하고, 드러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면서 장애자녀를 양육하는 다문화가정이 존재할 것이다. 숨기거나 은폐하고 혹은 분리되어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드러내놓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장애자녀 양육의 짐을 덜게 하는 것이 우리의 할일이 아닌가?

출처 : <칼럼니스트 이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