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게시판 ▶ 소식란
소식란

제목관점의 차이가 세상을 결정한다2008-03-07
작성자관리자
첨부파일1
첨부파일2
첨부파일3
첨부파일4
첨부파일5
장애인의 본질은 없다

서울의 지하철 2호선이 좋은 점은 지하로만 다니는 다른 호선들과 달리 지상으로 다니는 구간이 있어 밖의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거의 아무것도 불 수 없었던 지하를 나와 햇빛이 비치는 지상으로 나오면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 온 듯한 착각이 든다.

불과 몇 십분 정도지만 창 밖에 어두운 것만 보이다 갑자기 파란 하늘과 구름이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늘 봐오던 주택들과 가로수들이 지만 지하의 세계를 뚫고 나올 때마다 드는 느낌은 늘 새롭게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창밖의 모습들은 한 번도 정적으로 느껴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필자의 눈에 보이는 아파트들, 길가에 가로수들은 언제나 빠르게 지나갔다. 건물과 나무들 만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운동장이나 골목의 사람들까지도 엄청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밖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반대로 필자가 타고 있는 전철이 빠르게 움직인다고 생각 할 것이다. 그럼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필자가 타고 있는 전철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인가 아니면 밖에 있는 사람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인가.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의 기준에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정해질 뿐이다. 전철 안에 있는 사람들이 보면 밖에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고 밖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전철이 빠르게 달린다고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철의 경우와 같이 세상은 어떤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 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 에 따라서 정답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불과 100년전 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일부 특권층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로인해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문맹자들이 국민의 대부분을 차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100년이 흐른 지금 글을 못 읽는 국민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며 고등학생의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 하고 있다. 교육을 받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가 상당히 어려우며 빈곤계층으로 전락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100년 만에 소수의 특혜 받은 사람들만이 교육을 받았던 시대에서 국민 누구나 교육을 받고 있는 시대로 바뀐 것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극히 당연한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즉 교육에 있어서 100년 전에는 소수의 특권층 관점만이 사회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보통 사람들의 관점이 더 사회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교육만이 아니라 주거, 교통, 의료등 사회의 모든 부문에도 해당되는 애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사회에서는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등을 애기하면서 장애인을 배려해야 한다거나 장애인들은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 하는 것일까. 그것은 처음에 예를 들었던 전철의 경우처럼 누구의 기준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사회의 특권층 시각에서 보면 지금의 교육풍토는 서민만을 배려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만약 국가에서 교육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전국의 수많은 학교들은 교사들 월급과 학교유지비용을 위해서 등록금을 수 천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과거처럼 일부 부유층이나 특권층의 사람들만이 이러한 비용을 지불 할 수 있을 것이고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반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장애인들의 이동편의를 위해서 대당 수억 이상이나 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학교에 장애인 학생만을 위해서 보조교사 등을 두는 것은 장애인들만을 위한 배려나 특혜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비장애인들은 이러한 시설이나 제도가 필요 없이도 교육받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의 모든 현상은 기준을 무엇에 놓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 비장애인들은 일부 특권층만이 교육을 독점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100년 전과는 달리 자신들도 이처럼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을 사회의 배려나 특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교육을 위해서 편의 시설을 설치하고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등의 행위는 배려니 시혜니 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모든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장애인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니라 사회에서 불쌍한 존재들에게 커다란 은혜를 베푸는 것 마냥 호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보도태도는 정부의 장애인교육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장애인도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배려의 대상으로만 봄으로써 장애인들이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보다는 연말 불우이웃돕기 모금행사처럼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정책을 남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출처 : 에이블뉴스<칼럼니스트 심승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