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대체할 새로운 명칭을 공모했던 보건복지가족부(장관 김성이)가 드디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장애인단체에서는 "장애인 용어를 바꾸지 말고 장애인을 모두 국외로 쫓아내라"고 즉각 비판 성명을 냈다.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총 상금 220만원을 내걸고 새로운 장애인의 명칭을 찾는 공모를 진행한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17일 홈페이지 주요정보공개방을 통해 수상작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따르면 최우수상 수상작은 없고, 우수상 수상작으로 '가능인', '가온인', '늘품인', '아울인', '해솔인' 등 5편이 선정됐다.
'가능인'은 '할 수 있는 사람,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며, 가온인은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세상의 중심이 되라'는 의미로 '가온'에 '人'(사람 인)을 합성한 말이다.
'늘품인'은 장애인들도 발전할수 있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늘품'은 항상 발전할 가능성을 가슴에 품고 있다는 우리말이다.
'아울인'은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다같이 한데 섞여서 고르게 평등한 세상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며, 해솔인은 장애의 불리한 생활여건에서도 해처럼 밝은 마음과 솔처럼 푸른 의지로 희망차게 삶을 열어가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밝은 해+푸른 솔+사람.
이외에 가눌인, 갈오인, 감장인, 늘품, 늘품아띠, 늘픔인, 다활인, 눌누인, 새살미, 새살민, 새찬인, 새활인, 서활인, 승애인(丞愛人); 승애인(勝碍人); 아우린, 아울민, 어우린, 어울인, 한올인, 해늘인 등 21편을 장려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결과를 두고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는 곧바로 성명을 내어 "장애인을 용어만 없앤다고 장애인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그렇게 장애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다면 장애인들을 모두 국외로 추방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그렇게 하면 장애인에 대한 대체 용어 자체가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장총련은 당선작들에 대해 "할 수 있는 사람, 중심인 사람, 가슴에 품을 사람, 어울려 살 사람, 밝은 사람 등의 의미로 붙여진 이름들은 뒤집어 보면 가능하지 않고, 사회가 보호하고 품어 주어야하고, 주변인이며, 어울리지 못하고, 어둡게 산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지향성을 가지고 있으나, 이름이 바뀐다고 내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총련은 "불량식품 쇠고기를 안전고기라 하고, 가짜기름의 이름을 참기름이라 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표지만 긍정적이지, 실상은 부정적인 면이 연상되게 숨어 있는 용어들이다. 더구나 장애인은 숨겨야할 불량식품이 아닌 것"라고 덧붙였다.
장총련은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함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건강한 사회일 것"이라며 "용어를 은폐한다고 코미디까지 할 필요는 없다. 이름만 해맑게 붙여 본다고 그동안의 국가의 방임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또한 장총련은 "채택된 용어들이 일반 명사화할 수 있는가도 문제"라면서 "장애인을 가능인으로 하면, 비장애인은 비가능인인가? 또한 너무나 고어에서 의미를 짜깁기하여 단어가 너무나 생소하다"고 비판했다.
장총련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법적 용어를 국민들에게 홍보해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행사를 통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음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총련은 마지막으로 "탁상공론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고 진정으로 장애 대중들이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이 필요한지를 장애인 당사자에게 귀담아 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