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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긍정적인 삶이란 이것이다.2008-09-01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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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하늘을 가끔 올려다 보면 숨이 탁 트이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무슨 일이 그렇게 바쁜지 좀처럼 하늘을 보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 이건 유독 필자뿐만 아니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학생들은 새벽부터 공부하러 나와서 밤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고, 직장인들 역시 아침 일찍 출근해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밤이 되어버린다. 삶이 이렇다 보니 언제 푸른 하늘을 쳐다 볼 여유가 있겠는가?
그런데 만약 평생동안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다면 그 심정은, 그 삶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가슴의 답답하고 삶의 의욕이 사라질 것 같다. 솔직히 모든 삶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태양을 볼 수 없는 희귀질환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 '태양의 노래'라는 영화이다.
영화에 대해 잠깐 소개를 하면 해변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카오루(유이)는 낮에는 방에서 창문 너머로 사람구경을 하고, 밤이 되면 밖에 나가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른다.
이 소녀가 색소성 건피증(얼굴과 손, 발 등에 햇빛을 받아 붉어지는 상태가 되풀이됨으로써 여러 개의 반점이 생겨 악성 종양으로 발전 할 수 있다. 햇빛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하며 다른 사람보다 햇빛 과민증이나 피부암 등에 걸리기 쉬움)이라는 희귀질환을 가지고 있다.
세상은 밤에만 활동하는 카오루의 존재를 전혀 모르지만 카오루는 자기 방식으로 본인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다. 카오루의 존재 방식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음악이다. 특히 음악을 할 때는 집안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 즉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모습이다. 카오루의 이런 삶에 나비처럼 날아온 소년이 있으니 바로 창문 너머로 유쾌 상쾌 생기발랄한 서핑을 좋아하는 자기 또래의 남학생 코지(츠카모투 타카시)이다. 집 안에만 있는 카오루에게 코지는 신선함과 설레임 그 자체다. 코지의 모든 것에 대해 궁금하다.

태양이 없을 때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를 열어가게 되는데 문제는 역시 카오루의 색소증 건피증이다.
태양을 보지 못한다는 황당한 사실을 코지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카오루는 달빛아래에서 음악을 하며 살아야 하고, 코지는 태양 아래에서 서핑을 하고 싶어한다. 환경부터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카오루가 전해주는 음악이 더해지면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으로 하여금 미소와 감동을 계속해서 전해준다.

태양을 본다는 너무나 단순한 사실이 어떤 이에게는 소중함을 못 느낄만큼 평범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삶의 전체를 뒤바꿀만큼 특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 특별함에 대해 잘 모른다. 물론 그런 경험을 접해 보지 못한 이유도 있겠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평범한 사건이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외롭게 혼자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희귀병과 싸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세상의 무관심과도 한번 더 싸워야 한다는 것이 더 힘들게 만든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약 5,000여 종이 넘는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어떤 희귀질환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환자가 있는지 전혀 파악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제대로 파악이 안되어 있다 보니 정부로부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사회의 무관심인 것이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도 영화 속 카오루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환경 속에서 자유로운 자아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준다. 특히 코지를 알게 되면서부터 그 열정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해진다. 그 열정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더욱 승화시켜 나간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그 누구의 시선에 상관없이 자신있게 마음껏 펼쳐보이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어떤 불리한 조건이 있어도 분명한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환경 탓, 남 탓을 하기에 앞서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이와 다른 희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솔직히 어떤 질환이 있는지도 잘 몰라서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관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얼마 전 흥행했던 영화 추격자에 사이코패스(정신병의 일종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 중의 하나)라는 정신질환이 등장한다. 영화가 아니면 어떻게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를 접할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도 보더라도 나와 같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기대해본다. 우선 장애에 대한 폭을 넓혀서 희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장애인이 가져야 할 권리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본적인 현황파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서성민 ( mulhantong@naver.com )

*출처 : 에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