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정도 유예기간 생각..그런데 단속.."
"한마디로 참담합니다.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고..."성인오락실 개업을 며칠 앞두고 터진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가게 문 한번 제대로 열어보지 못하고 빚더미에 앉은 이모(52.경북 구미시)씨는 심경을 묻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노래방기기 유통업을 하는 이씨는 성인오락실에 몇 번 출입을 하면서 '돈벌이가 되겠다'는 생각에 지난달 중순께 오락실 개업 준비에 들어갔다.
게임기계 40여대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합쳐 투자한 돈은 4억여원.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자금을 마련했지만 8-9개월 정도만 운영하면 본전은 찾겠다는 계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그는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라고 한탄했다.
"개업 준비 중에 성인오락실 단속이 강화될 것이라는 말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지만 1년 정도는 유예기간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이렇게 갑자기 대대적으로 단속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이씨는 "사업 준비할 때는 합법적이라고 해서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며칠 새에 불법이라고 단속을 하니 억울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수억원을 들여 장만한 게임기계를 이제 누가 단돈 10만원에라도 사가겠느냐"고 개탄하면서도 "오락실 업주들이 법적 대응에 나선다니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치고 했다.
지난달 초 대구 달서구에 성인오락실을 개업했다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며칠 전 문을 닫은 박모(45)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박씨는 "친구와 함께 6억5천만원을 투자해 문을 열었지만 가게 운영비에 직원 월급 주고 나니 현재까지 번 돈이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까지 직장 생활을 하던 박씨는 성인오락실 운영 수입이 괜찮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퇴사를 하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퇴직금과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3억원을 오락실에 집어넣었지만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문을 닫게 된 지금 투자금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박씨는 "정부 단속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일단 상황을 좀 지켜보겠다"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밖에 경북 영천시에서도 한 40대 남성이 성인오락실 문을 열기 위해 기계구입 등에 수억원을 투자했다 개업도 하지 못하고 손해를 보는 등 최근 성인오락실 영업에 뛰어든 업주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의 한 경찰은 "개업한 지 몇 주 되지 않아 돈을 날리게 됐다는 오락실 업주들의 전화가 매일 빗발치고 있다"면서 "뒤늦게 사업에 뛰어들어 전 재산을 날린 사람들이 딱하긴 하지만 이제는 사양길에 접어들었음을 스스로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출처 : (대구=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