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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익 못내는 기업은 사회악"2005-11-21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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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연속 적자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뚫고 나온 대한송유관공사가 '공기업 민영화'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송유관공사의 성공적인 변신의 중심에는 최고경영자(CEO) 조헌제(64.사진)사장이 있다. 전국의 송유관 건설과 운영을 맡고 있던 이 회사는 2001년 초 SK㈜가 정부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가 됐다.

SK㈜전무 출신인 그가 출근하던 첫날, 노조는 40개월어치의 명예 퇴직금을 지급하는 단체 협약에 서명하라며 출근을 막았다.

"68명에게 40개월치를 다 주려면 80억원이 필요했습니다. 회사가 부도나게 생겼는데 명퇴금으로 그 많은 돈을 쓰라니 말이 됩니까." 조 사장은 버텼다. 노조가 46일간 전면파업을 해도 굴복하지 않았다. 취임 직후부터 매출액의 반을 이자로 내야 하는 빚더미 회사의 실상을 직원들에게 거의 매일 e-메일로 솔직히 알렸다. 그는 '손익개념을 체득하지 않으면 회사가 살 수 없다, 회사가 문을 닫으면 직원들도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계속해서 설득했다. 가족들이 회사를 믿을 수 있도록 '반드시 고용보장을 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직접 써서 직원들 가정에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

'단기적인 성과를 반드시 보여줘야 직원들이 따른다'는 것이 조 사장의 경영 원칙. 눈에 띄는 조그만 경영성과가 나타날 때마다 직원들을 격려하고 보너스를 줬다.

"직원들이 머리띠 매고 투쟁하지 않고 일만 잘해도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하기 시작했지요. 일한 만큼 성과가 나오니 당연히 신바람이 날 수밖에요."

일단 직원들이 변하기 시작하자 경영혁신 작업이 순탄해졌다. 작업장 청소에 주차장 관리까지 외주처리하던 것을 직원들이 직접 나서 하기 시작했다. "아웃소싱으로 원가를 절감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비용만 지급하고 있었다"는 것이 조 사장의 문제의식이었다. 모든 일을 직접 하는 '인소싱'으로 비용절감뿐 아니라 기술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매년 수백억씩 나던 적자폭을 민영화 첫해 90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이듬해엔 창사 이래 최초로 19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폭은 올해 450여억원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송유관공사는 2004년 이후 산업자원부.대한상공회의소의 '기업혁신대상'과 한국경총의 '보람의 일터' 우수상 등 각종 상을 받았다. 올 9월엔 노동부가 선정한 2005년 노사문화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 사장은 "2002년 이후 우리 회사에서 '노사분쟁'이란 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최근 그간의 혁신 과정을 정리한'이익없는 기업은 사회악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제목은 그의 평소 소신이기도 하다. 책의 표지에는 '이 책을 함께 만든 사람들'로 조 사장 이외에 송유관공사의 311명 직원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출처 : 중앙일보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