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안전경영대상
`한순간의 방심 때문에…."
지난해 8만9910명이 산업재해를 입었고, 이 중 2453명이 사망했다. 전체 근로자가 1168만명인 점을 감안할 때 근로자 100명당 1명꼴로 산업재해로 인해 병에 걸리거나 사망한 셈이다.
안전관리에 한순간 소홀했다가 우리 가족과 이웃들이 이렇게 쓰러져 가고 있다.
재해 형태는 추락, 충돌 등 5대 재해가 전체의 78%를 차지해 여전히 많았다.
지금도 여러 공사현장에서 추락 사고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작업 환경이 열악한 50인 이하 사업장에서 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문제다. 지난해 산업재해자 중 73.5%가 50인 이하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해 서민들에게 고통을 줬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회적ㆍ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직ㆍ간접적 경제적 손실을 따져 보면 약 16조원에 달했다. 2003년(12조원); 2004년(14조원); 2005년(15조원)에 이어 피해 규모도 계속 증가 추세다.
산업재해로 인한 개인 아픔이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나아가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다.
산업재해로 인한 분쟁도 끊이지 않아 산업재해를 둘러싼 소송이 1500여 건에 달한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전경영이 필요하다. 경영자와 근로자들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다.
안전경영은 손실 개념이 아니다. 바로 투자의미다. 사고 예방을 위해 쓰는 돈은 기업들이 사람과 제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들어가는 돈이 많지만 효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경영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사고가 발생하면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가 추락하고 나서 돌이키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안전경영을 등한시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가 7일 국내 제조업체 600여 개를 대상으로 제조 경쟁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납기(70.9점)나 품질(70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안전요소(68.5점)는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안전경영은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다. 산업재해가 빈번한 기업에 대해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경제 성장으로 입맛이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은 값싼 제품이 아니라 신뢰라는 기업 제품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식에서 출발한 매일경제신문사와 노동부가 주최한 안전경영대상이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종합대상에는 포스코건설의 `the# 센텀스타 주상복합 신축공사`가 선정됐다.
포스코건설은 자체 안전관리운동 `ANCHOR`를 통해 최고경영자와 전 근로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했고, 전자태그(RFID) 기술을 안전점검에 접목시켜 효율적인 안전경영환경을 조성했기에 최고 점수를 받았다.
토목 부문 대상에는 대림산업의 인천대교 연결도로2공구 현장이 차지했다.
대림산업은 2006년도 재해율이 0.11%에 그친 데다 올해는 재해율 0%에 도전하면서 `안전 체험장`을 설치해 근로자들의 안전교육에 앞장섰다.
대기업 부문 대상에는 자동화 전문업체인 포스콘이 선정됐다. 안전보건시스템을 과학적ㆍ체계적으로 운영하면서 930만시간 무재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중소기업 부문 대상은 아모레퍼시픽에 주어졌다. 사업장별로 자율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춰 무재해 1108일을 달성한 바 있다.
전기가스수도업 부문 대상은 충남도시가스가 차지했다. 무재해 일수가 7000일을 넘어섰고 안전경영을 통해 건전한 노사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기타산업 부문 대상에는 사고 사전예방에 앞장서면서 각종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재해율 0%를 기록한 한국복합물류 군포복합화물터미널이 선정됐다. 이 밖에 기술상에는 대림산업 오현석 차장이, 공로상에는 한국산업안전공단 광주지역본부 박연홍 본부장이 각각 선정됐다.
■제15회 안전경영대상 심사평 = "글로벌기준 일터 높은 점수 부여해"
"경영자와 근로자가 안전경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글로벌 안전기준에 맞춘 곳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제15회 안전경영대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춘화 세명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10일 심사평을 이같이 내놨다.
그는 "무재해를 달성하기 위해 안전보건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음에도 모든 기업에 대상을 줄 수 없는 것이 심사위원장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5개 분야에서 21개 기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심사는 분야별 4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해 진행했다. 1차 서류심사에서는 신청 서류의 독창성과 적합성 및 안전보건활동 요약서 등을 자세히 검토했다. 기업의 안전보건경영 시스템 구축 정도와 활동내용을 바탕으로 안전보건경영의 활성화 정도에 심사의 중점을 뒀다.
현지실사 심사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안전보건경영에 대한 실천의지, 안전보건관리조직의 효율성, 안전보건경영 의식, 안전보건활동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심사 결과 대부분 사업장에서 상당 수준의 안전보건의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지식정보화사회 진전으로 인적자원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높아지고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의식도 계속 증대되고 있는 모습이 엿보였다.
[특별취재팀 = 이범준 기자 / 김명수 기자 / 강계만 기자]
출처 :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