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와 실질적으로 유사"
고령을 이유로 상여금과 직책수당 등 임금이 대폭 삭감되는 한직으로 발령하는 이른바 ´후선 배치´ 관행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는 4일 중소기업은행에서 근무하다 55살이 되자 ´인력개발 교수직´으로 후선배치됐다 퇴직한 이모씨 등 24명이 중소기업은행을 상대로 전직을 취소하고 삭감된 인급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았고, 대규모 인력을 감축한 뒤에도 인사적체 문제가 남아 인력구조 개선을 위해 부득이하게 정년에 가까운 직원들을 후선 배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후선 배치는 현재 피고가 시행하는 임금피크제와 실질적으로 내용이 유사하다"며 "임금피크제도 단순히 연령을 기준으로 시행되는 점에 비춰볼 때 후선배치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종래 인사관행에에서 후선배치가 계속 시행돼 왔음을 볼 때 원고들에게도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인정되며, 과거 원고들이 후선배치에 따른 상대적인 이익을 누렸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가 원고들과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전보발령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행은 2001∼2003년 정년(만 58세)에 가까운 만 55세에 이른 이씨 등을 한직인 인력개발 교수직으로 전보했으며, 이에 이씨 등은 일정 기간 근무하고 정년 또는 희망 퇴직한 뒤 전직 발령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