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셋이 5000만원씩 투자
생맥주전문점 공동 창업
경험 많은 李씨가 매장 운영
매달 수익 1000만원 3등분
매월 15일이면 이민숙 씨(41); 김윤자 씨(50); 김영례 씨(42) 세 사람은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며 웃음꽃을 피운다. 셋은 친구이자 동업자다. 이들은 매월 1000만원 정도 수익을 미리 합의한 방식에 따라 나눈다. 매장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이씨가 우선 인건비 130만원을 가져간다. 그리고 나머지는 삼등분한다.
"혼자 할 때보다 수익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 투자했기 때문에 이만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걸요."
세 친구는 작년 10월 인천 간석역 근처에 생맥주 전문점(쪼끼쪼끼 인천 간석역점)을 냈다. 창업 비용은 1억5000만원이 들었는데 각자 5000만원을 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할 때도 세 사람 공동명의로 했다.
친목계를 통해 10여 년간 우정을 쌓아온 김윤자 씨와 김영례 씨는 평범한 주부. 이씨만 음식점과 커피숍 운영 경험이 있다. 부업거리를 고민하던 두 김씨는 이씨가 새로운 창업을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은행이자보다 수익이 더 나올 것 같다고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영례 씨는 "직접 창업도 고민했지만 경험도 없고 중학교 3학년인 외동딸 뒷바라지도 걱정돼 공동투자를 선택했고, 무엇보다 갈비 전문점과 커피숍을 운영했던 이씨의 노하우를 믿었다"고 말했다.
남편들도 자주 술자리를 함께할 만큼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이들은 평소 만날 때마다 찾았던 생맥주 전문점을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했다. 자주 가던 곳인 만큼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
점포는 세 사람 집과 가까운 인천 간석역 근처에서 아파트단지가 있는 69㎡짜리 작은 가게를 골랐다.
점포 운영은 이씨가 전담하고 김영례 씨와 김윤자 씨는 이씨가 급한 볼일이 있거나 주말에 매장이 바쁠 때 일을 돕고 있다. 작은 매장이지만 테이블 단가는 가맹점 중에서 가장 높게 나온다는 게 본사 슈퍼바이저 귀띔이다. 하루평균 100만원 이상 매출이 나온다.
이들은 석류, 홍삼, 복분자 그리고 비타민이 들어간 생맥주로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씨는 "건강에도 좋고 색깔도 다양한 생맥주가 주당들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또 동네 아줌마의 친근한 말투와 푸짐한 덤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푸짐한 서비스 덕에 손님 중 90%가 단골이다. 이씨는 단골 고객이 어떤 안주를 좋아하는지까지 모두 꿰고 있을 정도다.
간석동 아줌마 삼총사는 한 달 3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건물 월세 130만원,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80만원과 식재료비 등 인건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남는 이익은 1000만원 내외다.
간석동 아줌마들의 성공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다름 아닌 남편들이다.
김영례 씨는 "가게를 처음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남편이 말렸지만 지금은 오히려 좋아한다"며 "한 달에 200만~300만원 벌어 오니까 남편도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김윤자 씨는 "남편이 퇴근 후 친구들과 가게를 찾아와 매상을 종종 올려주고 있다"며 "남편 후원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가게를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창업을 하면 흔히 생기는 의견 충돌도 이들에게는 없다. 이민숙 씨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서로 이해하면서 장사하기 때문에 다툼이 없다"며 또 "투자한 금액도 크지 않아 부담도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정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