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작은 불편함이 사업 아이디어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영국의 재무 컨설턴트인 마틴 워런은 공항에서 여객기를 기다리던 중 이발을 미처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고객과 만나기 전에 머리를 단정하게 다듬어야 하는데 시간을 내기 힘들었던 것이다. 비행기편을 기다리는 시간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동생 린다와 함께 이동식 이발 캡슐 ‘헤어포드(Hair POD·사진)’를 개발했다.
전기 콘센트만 연결되면 공항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 설치해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거울을 열면 출장 고객의 옷이나 개인용품을 넣어 둘 수 있다. 무릎 앞에는 가방을 넣어두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발 도구는 벽에 붙은 서랍에 들어 있고 잘린 머리카락이 바닥에 떨어지면 진공 흡입장치가 바로 빨아들인다. 발판을 올리면 잠금 장치가 된다. 15분 만에 원하는 머리 형태를 만들어 주는 데다 요금도 저렴한 편이다.
구두닦이 부스처럼 공항·역·터미널 등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의 비좁은 장소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설치 허가를 받고 임대료도 내야 하지만 정식 점포를 내는 것에 비할 바 못 된다. 투자비와 인건비가 훨씬 적게 든다. 그는 런던 히스로 공항 등 유럽 여러 곳에 ‘스피드 모바일 이발소’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