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뽑은 올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업종 10
2004년, 창업시장에는 미샤, 더페이스샵, 이지은레드클럽, 레드망고, 홍초불닭, 와 바 등 히트 브랜드들이 줄줄이 쏟아졌었다. 지난해엔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히트 브랜드라고 꼽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뿐인가. ‘유망 업종’이란 말 자체 마저 사라졌다.
“이제 업종과 브랜드를 보는 것은 의미 없다.” 모든 창업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창업 시장이 구조조정을 필요로 할 정도로 포화되면서 단순히 업종과 브랜드에만 의지해 도전하는 창업은 성공 확률이 지극히 희박해졌다는 뜻이다. 그 럼 무엇에 의지해야 하나. 창업하는 사람의 열정과 전문성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 창업자들은 어떤 업종을 해야 위험이 덜할까 하는 고민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이런 문제로 고민 중인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그래도 조금 더 전망이 좋은, 그런 이유로 한번 관심을 가져볼 만한 업종을 추천해본다. 창업 전문 가 10명이 각 10개씩 꼽아준 업종 중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10개 업종을 선정했 다. 해산물요리, 돼지등갈비, 가격파괴 다이어트 전문점 등이 5표, 화로구이, 천연 화장품, 유기농식품 전문점이 각각 4표, 논술교실, 베이커리카페, 보쌈 전문점, 청 소대행업이 3표씩 얻었다.
한편 대표적인 포화업종으로 피해야 할 업종은 치킨, 삼겹살, 죽 전문점, 제과점, 테이크아웃커피, 생맥주 전문점 등이 꼽혔다.
▶선정에 참여한 창업전문가(가나다 순) :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 서민교 맥세 스컨설팅 대표, 심상훈 작은가게창업연구소 소장, 유재수 창업개발연구원 원장, 이 경희 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 이인호 창업e닷컴 소장, 이형석 비즈니스유엔 원장, 임영서 맥창업정보시스템 대표, 최재희 연합창업지원센 터 소장
■해산물요리 전문점■
서점에 가면 트렌드를 바로 알 수 있다. 비즈 인기가 높을 땐 온통 비즈액세서리 만들기 책이 가판대를 뒤덮고 있는가 하면, 황우석 박사가 화두였을 땐 황 박사 관 련 책들이 죽 깔리는 식이다. 최근 서점에 나가본 독자라면 유독 ‘안티-육류’ 주 제의 책들이 많아졌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육류의 시대가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 면이다.
육류의 빈 자리를 해산물이 채울 듯싶다. 해산물 선호 트렌드는 국내에서만의 현상 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육류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지고 있다. 광우병 등 심심하 면 일어나는 파동 때문만은 아니다. 성장호르몬을 투여해 기르네 어쩌네 하는 논란 에 많은 소비자들이 육류 자체에 고개를 돌려버리기 시작한 때문이다. 반면 바다에 서 잡아오는 해산물은 상대적으로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물론 바 다 자체가 오염돼있긴 하지만, 인위적으로 기르는 육류보다는 인간의 손이 덜 미쳤 을 것은 확실하다. 이런 이유로 올해는 그야말로 해산물의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 다.
이를 두고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 경쟁이 너무 치열한 육 류 시장보다는, 막 붐이 불기 시작하는 해산물요리 시장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취바’ ‘옹기미가’ ‘씨타운해물 부페’ 등 해산물요리를 주로 하는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돼지등갈비 전문점■
삼겹살은 가라, 돼지갈비가 온다. 돼지갈비 열풍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었다. 올해도 그 열풍이 지속될 지가 관심사. 대다수 전문가들은 그래도 올해까지는 가지 않겠냐고 진단했다.
돼지갈비 중에서도 패밀리레스토랑식 바비큐 립을 선보이는 등갈비 전문점이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서민교 맥세스컨설팅 대표는 “패밀리레스토랑 붐은 일 었지만, 소비자들은 내심 음식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등갈비 전문점은 고 급스런 바비큐 립을 저렴하게 서비스한다는 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브랜드는 원할머니보쌈에서 제2의 브랜드로 내놓은 ‘퐁립’이다 .
■가격파괴 다이어트 전문점■
가격파괴 다이어트 전문점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해온 Y사업군 중 하나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30~40대 주부가 주고객층이다 보니 부침도 그다 지 심하지 않다. 그 동안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생겨났지만 폐점률이 적었다 는 것도 긍정적으로 봐줄 수 있는 요인이다.
“2000년께 다이어트업이 잠시 떴다가 사라진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때는 가격이 아주 고가였다. 요즘의 다이어트 전문점은 가격파괴형으로 가격 부담이 적다는 이 점이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가격파괴점의 영향력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 는 데다, 시대적 흐름인 다이어트를 결합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성이 있어 보인 다.” 임영서 맥창업정보시스템 대표의 분석이다.
다만 여러 브랜드의 난립으로 점포당 매출액은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기존 업소들의 중저가형으로의 전환이나, 스파와 마사지를 강화한 ‘매스티지(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의 합성 어)’형 업체들이 새로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화로구이 전문점■
신씨화로에서 시작됐다는 화로구이 전문점이 요즘 드디어 때를 만난 듯싶다. 양념 을 하지 않은 생고기를 불에 구워먹는 화로구이점에 예비 창업자들 관심이 쏟아진 다.
화로구이 전문점은 보통 고급스런 카페 분위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시설비나 인 테리어비가 만만치 않다. 화로구이 전문점이 국내에 소개된 지 꽤 됐지만,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것은 이처럼 투자비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장애물 을 뛰어넘을 돌파구가 나타났다. 불황기에는 기업형 창업이나 1평 남짓한 초소형 창업이 각광을 받게 마련이다. 3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기업형 창업자들이 여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화로구이 전문점이 비로소 인기 아이템으로 뜨기 시작했다.
심상훈 작은가게창업연구소 소장은 화로구이 전문점의 유망성을 또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다. “흔히 Y세대라 불리는 25세 전후 젊은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선 음식 못 지 않게 감성마케팅이 중요하다. 화로구이는 이 같은 감성마케팅에 적합한 아이템 이다.”
■천연화장품, 맞춤화장품 전문점■
환경오염과 가공식품에 대한 염증으로 현대인들의 자연회귀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명 로하스.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LOHAS)’는 웰빙+사회공헌+지구환경 배려마인드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현재 미국은 소비자 의 30%가량이 로하스족으로 분류된다. 소득과 의식 수준 향상에 따른 자연적인 결 과이기도 하다. 천연화장품 전문점은 이런 변화에 가장 잘 맞는 업종 중 하나다.
한편 이형석 비즈니스유엔 원장은 천연화장품 중에서도 맞춤화장품을 꼽았다. “소 비자 스스로 특별하게 취급받기를 원하는 자기중심 경향이 최근의 주목할 만한 트 렌드다. 또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비즈니스 형태가 각광받을 것이 분명하다. 개인 맞춤형 소품종 소량 생산 화장품은 고객 개인별로 디지털화된 정보를 활용해 아날로그적으로 제품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특히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유기농식품 전문점■
웰빙은 이제 단순히 ‘트렌드’라는 말로는 설명이 어렵다. 그야말로 ‘메가 이슈 ’라 표현하는 게 더 맞아보인다. 어쨌든 웰빙 영향으로 건강, 환경 관련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유기농식품 전문점의 꾸준한 인기 역시 이와 관련이 깊 다. 큰 돈은 못 벌어도 생계형 창업으로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유기농식품 전문점 고객의 90%가 여성이다. 여성 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불황을 모른다는 사업 지론상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며 유기농식품 전문점 인기를 지지했다.
■논술교실■
요즘 초등학교에는 책읽기 열풍이 거세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대표적인 사양 업으로 분류됐던 전집할인매장들이 최근 다시 기운을 얻고 있기도 하다. 이런 변화 는 2008년부터 대입에서 논술과 면접 비중이 커진다는 소식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같은 교육 정책 변화를 가장 반기는 곳은 어딜까. 당연히 논술 업계일 터다. 아직 초기단계로 평가되는 논술교실은 그만큼 장래성을 인정받는다.
사실 높은 교육열 덕분에 교육사업은 그 동안도 불황무풍지대로 불려왔다. 그런 교 육사업 중에서도 가장 비전이 있으니 그 파급력은 대단하다 할 수 있겠다. 기존 아 동도서방문대여업에 독서 및 논술지도를 첨가한 형태, 교습소나 공부방 방식의 독 서 논술지도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이경희 소장은 “여성이나 화이트칼라 출신 창업자들이 특히 눈여겨볼 만한 업종”이라 단언했다.
■베이커리카페■
최근 몇 년간 급속히 확산돼온 테이크아웃 커피점들이 단순한 상품 구성으로 매출 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단순한 상품 구성에 식상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한 방 편이 베이커리카페로의 전환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상권 커피숍들은 상당수 베 이커리카페에 자리를 내줬다. 이뿐 아니라 파리바게트, 뚜레쥬르 같은 유명 브랜드 제과업체들도 앞다퉈 베이커리카페 출점을 시도하고 있어 2006년에는 베이커리카페 들의 입지 및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유재수 창업개발연구원 원장 얘기를 들어보자. “불황 때는 복합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베이커리카페가 대표적 사례다. 빵집이나 카페는 모두 20~30대 여성이 주 마케팅 타깃으로 고객층이 같다. 두 업종이 합쳐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게다 가 한 가지 상품군만으론 매출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 아래 합쳐지는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다.”
■보쌈 전문점■
“대중적인 아이템인데다 소비층이 두터워 매출 기복이 별로 없다는 게 장점이다. 유행에도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최재희 연합창업지원센터 소장은 보쌈 전문점 은 불경기일수록 오히려 주목받는 업종이라 소개했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싫증으로 나타난 토종 음식 선호 경향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특 히 보쌈에 건강이란 개념을 덧붙인 건강보쌈전문점은 마진율이 50% 정도로 높아지 는 고마진 업종이다.
■청소대행업■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청소대행업이 이미 각광을 받고 있다. 선진국을 따라가 는 패턴상 우리나라에서도 각광받지 않을까 추정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최근엔 청 소뿐 아니라 알레르기 유발 세균까지 없애준다는 측면이 강조되면서 더욱 관심을 끄는 추세다.
사실 청소대행업은 고객도 물론이지만, 예비창업자 입장에서 더욱 선호할 만한 아 이템이다. 창업 투자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이인호 창업e닷컴 소장은 “무점포 사업으로 1000만~2000만원 수준이면 창업이 가능하다”며 “불황기에 적합한 아이 템 중 하나”로 꼽았다.
출처 : 매경이코노미 [김소연 / 이윤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