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Zoom-up 가고싶은 직장 미리보기] 7. 태평양
젖병소독기·발 마사지기 등 사원복지 신경
인터넷·어학은 필수 … 다이어트 동우회도
태평양은 부동의 국내 1위 화장품 업체다. 일부 대기업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 태평양을 건너지 못했다. 시장 점유율이 36%에 달한다. 올해로 창업 61주년을 맞는 ´환갑´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1719억원. 주력 상품인 화장품 이외에도 생활용품.녹차 사업도 한다. 최근 몇 년간 사업 구조조정을 잘해 요즘 주가가 35만원을 오르내린다. 이 회사의 각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2~6년차 직원들의 ´태평양 항해법´을 들여다 봤다.
◆"여자라서 행복한 직장"=2년째 에스테라피 교육팀에서 일하고 있는 강지선(26.여)씨는 "태평양은 여자가 다니기 좋은 직장"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남녀 직원 비율이 45대 55. 여성 수가 많다 보니 업무 분위기도 부드럽다고 한다. 또 서로를 직급에 관계없이 ´OO님´이라고 불러 직급 간 또는 남녀 간의 벽이 허물어진 지 오래다.
여성직원만을 위한 편의시설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직장 안에 보육시설이 있고 여성전용 휴게실엔 침대와 발 마사지기가 있다. 수유를 위해 유축기.젖병소독기도 갖췄다. 회식 분위기도 자유롭다. 1차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먹고 2차 자리에선 맥주나 칵테일을 마신다. 개인 일 때문에 먼저 일어나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물론 일부는 아직까지 보수적인 면이 남아 있다. 강씨는 신입사원 때 서경배님이 해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여성 고객이 키워준 회사여서 여성에게 일자리를 많이 줘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서경배님은 현재 태평양의 대표이사 사장이다.)
◆"2개 국어는 기본"=국제마케팅팀 이만희(30)씨는 라네즈의 아시아 지역 마케팅 일은 한다. 한 달에 한번 정도씩 길게는 8일, 짧게는 1박 2일로 출장을 간다. 주로 현지 백화점 관계자나 마케팅 담당자들을 만난다. 베트남 등 일부 지역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에 국산 화장품이 가세하고 있어 태평양은 국제사업 부문을 특히 강화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팀원이 두 배로 늘어 40명이 됐다.신입사원 대부분은 중국어.프랑스어 등 제2외국어를 구사한다. 태평양은 2015년까지 글로벌 톱 10 화장품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비 트랜드를 만든다"= 뷰티트랜드팀의 김광회(32)씨는 세계의 최신 문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신제품과 마케팅에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나 잡지, 신제품 브로슈어 등을 꾸준히 살피며 연구한다. 그는 태평양이 대한민국 패션과 뷰티 트랜드를 이끌고 있다고 자부한다. 경영진은 이 뷰티 정보를 가장 중시한다. 제품개발과 마케팅전략의 토대가 된다.
◆"인터넷·어학은 전공과목"=서울 용산 한강로에 있는 태평양 사옥엔 타먹는 커피가 없다. 건강영업전략팀의 이보영(26.여)씨는 "우리 팀이 지난해부터 ´건강 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하고 있어 임직원들이 커피 대신 설록차와 현미녹차만 마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반대했지만 모두 잘 따라줬다고 한다. 또 ´다이어트 펀드´를 조성해 직원들이 살 빼기 경쟁을 하고 있다. 자기 계발에 대한 지원 체계도 잘 돼 있다. 이씨는 지난해부터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다도학을 배우고 있다. 회사에서 학비를 전액 대준다. 인터넷을 통해 어학 등을 배우는 ´e-러닝´은 전 직원이 수강해야 한다.
◆"연구소는 가연(佳緣)의 고리"=신보현(26.여)씨가 일하는 화장품 연구소엔 화학공학이나 생물 분야의 석사학위 치득자들이 일한다.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오후 5시30분쯤 대부분 퇴근한다. 여성 이공계 인력들은 유독 물질을 취급하지 않아 일하기 좋다고 한다. 이공계 연구소로는 드물게 여성 연구원 비율이 30%에 달한다. 신씨는 "전자.정유업계 쪽으로 간 대학 동기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한다. 연구소 위치가 경기도 신갈에 있어 일부는 기숙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기숙사에서 눈이 맞아 결혼한 사내 커플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