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경력 살려 쇼호스트 변신
학원 차리고 상품전문강사 활약도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는 쇼호스트 양성기관인 ‘김효석아카데미’의 김효석 원장은 대학시절부터 시작한 세일즈를 비롯해 보험사 직원, 방송 아나운서, 쇼호스트, 아카데미원장, 대학 강사, 프리젠터(상품 전문 강사)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 중 가장 오랫동안 몸 담았던 일은 94년부터 2000년까지 있었던 평화방송국(PBC) 아나운서. “대학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꾸었어요. 나이 제한을 피하려고 ROTC 복무도 포기했죠.”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인연으로 보험회사도 일 년 다녔다.
그는 대학 시절,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간이 소화기(消火器) 판매에다, 중소기업의 결산공고 신문광고 영업까지 쫓아다녔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젊을 때부터 ‘장사 맛’을 알았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 경력 7년을 끝으로 그는 2000년에 CJ홈쇼핑 쇼호스트로 변신했다. “젊은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몸으로 터득한 ‘영업’에다 7년간 쌓아온 ‘방송’ 경력을 합치면, ‘TV홈쇼핑 쇼호스트’가 가장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고기가 ‘제 물’을 만난 덕분일까? 2000만원으로 시작한 그의 연봉은 3년 만에 억대로 네 배 이상 껑충 뛰었다.
그는 작년 7월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10년 가량의 방송, 쇼호스트 경력을 바탕으로 쇼호스트 양성 학원을 차린 것. 그의 제자 중 5대 홈쇼핑 회사에 활동 중인 쇼호스트는 벌써 13명에 이른다. 현재 수강생은 100여명. 3개월 기초과정과 그 다음 3개월의 전문가 과정을 두고 있다. 김효석 원장은 “쇼호스트가 되려면 호기심이 많아야 하고, 또한 무엇보다 성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피치 못할 이유로) 결석하는 것보다 학원 강의에 지각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각하는 버릇은 결국 방송 펑크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요즘 삼성전자, GM대우자동차 등에 상품전문강사(Presenter)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셀링 포인트’를 콕 짚어주는 것은 엔지니어들이 하기 힘들다”며 “대우의 신차 ‘토스카’의 경우 전국의 영업맨들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 특강을 맡았다”고 말했다. “쇼호스트 지망생들은 앞으로 대기업 신제품발표회에 꼭 필요한 상품전문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어 진출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박순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