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라 … 현금 오가는 가게에선 필수
맡겨라 … 서비스 메뉴 정도는 재량껏
나눠라 …초과 매출 일부는 보너스로
베스트셀러 ´좋은 기업을 넘어…위대한 기업으로(Good-to-Great)´에서 저자 짐 콜린스는 기업 성공의 열쇠는 사람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대한 기업의 리더는 새로운 비전과 전략부터 세우고 그 방향으로 사람을 이끌지 않는다.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한다. 그 다음 적임자를 알맞은 자리에 앉히고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 소규모 창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점점 높아져 제품의 품질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원 관리의 포인트를 사례 중심으로 정리했다.
◆직원에게 권한을 주라=생맥주 전문점 ´조끼조끼´를 운영하는 태창가족의 김서기 대표는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도 적당한 권한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직원이 사장 눈치를 보지 않고 ´서비스 안주´ 정도는 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직원도 자기 단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작은 점포일지라도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맡기지 말고 직원의 업무 분장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 대표는 "점포에 가보면 일 잘하는 직원에게만 계속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게 되면 정작 일 잘하는 직원은 일이 너무 많다며 그만 둬 게으른 사람만 남는다"고 했다.
◆직원은 아이디어 뱅크=원할머니보쌈 석촌역점을 운영하는 김용만(38)씨는 매주 1회 직원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볼 풀장을 매장에 설치한 것도 이 자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실제로 볼 풀장을 만들었더니 가족 단위 고객이 크게 늘었다. 볼 풀장에 CCTV를 설치해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씨는 직원과 가족처럼 지내려고 노력한다. 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월 1회씩 회식을 한 다음 노래방에서 어울린다. 복층 구조의 매장을 오르내리느라 힘들어하는 직원을 위해 별도의 휴식공간도 만들었다.
◆주인부터 솔선수범을=김가네 김용만 대표는 가맹점주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는 "점포주가 고객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등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직원도 잘 따른다"며 "카운터를 보는 점장(주로 가맹점주)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는 게 늦지는 않은지, 포장은 제대로 됐는지 끊임없이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직원을 채용했으면 믿고 맡겨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현금이 오가는 소형 점포에서는 주인과 직원이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가네의 교육매뉴얼은 40여 가지의 메뉴를 점포 직원이 모두 시식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장한다. 직원이 메뉴의 맛을 제대로 알아야 자신 있게 고객을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보상 시스템도 중요=숙성김치.삼겹살 업체인 ´큰들´을 운영하는 큰들F&B 이병길 대표는 종업원의 이직률을 낮추려면 성과를 나누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큰들 잠실점 등 일부 가맹점은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다. 큰들 잠실점의 경우 월 매출이 4000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의 25%를 직원들에게 똑같이 나눠준다. 이 대표는 "잠실점에 가보면 직원이 주인처럼 일한다"며 "이 점포는 월 최고 매출액이 5000만원에 달할 때도"고 놀라워했다.
급여나 인센티브는 지역별.상권별.업종별로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가맹 본사가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힘들다. ´원할머니 보쌈´에서 점포관리를 하는 신상우 수퍼바이저는 "직원 급여 등을 정할 때는 생활정보신문 등을 참조, 주변의 임금 현황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직원에게 희망을 줘라=주문피자 배달전문점 ´빨간모자´ 신림점은 직원이 여러 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조리.배달.관리 등 업무를 번갈아 맡긴다. 점주 정광칠(41)씨는 "점주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직원도 점포 운영 전반을 잘 알아야 나중에 창업할 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점포에는 장기 근무자가 많다. 6명의 직원 중 2명이 7년 전 오픈할 때부터 함께 일했던 직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3년 이상 같이 일을 해 손발이 맞는다.
출처 : 중앙일보 서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