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호프 레스토랑 열었다 빚더미
서민형으로 2년만에 가맹점 150개
퓨전 포장마차 ‘피쉬앤그릴’(www.richfood.net) 여영주 사장은 서민풍 퓨전 포장마차로 2년 만에 150개가 넘는 가맹점을 열었다. 그러나 불과 3년 전만 해도 그는 5억원이나 되는 빚더미에 올라 앉아 허덕이는 실패한 사업가였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여 사장은 처음 힐튼호텔에서 각종 국제행사와 VIP 고객들의 연회를 담당했고, 1992년 T.G.I. 프라이데이즈로 옮겨 패밀리 레스토랑 시스템을 배웠다. 99년에는 까르푸 신선식품부에서 음식 자재 유통 업무를 맡았다. 외식업 관리, 음식 자재 유통 등 다방면의 경험을 쌓은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2002년 한 백화점에 샐러드·샌드위치 테이크아웃 전문점 ‘하프앤하프’를, 곧이어 서울 강남에 200평 규모의 대형 호프 레스토랑 ‘비어매드’를 열었다. 가맹점 사업으로 확대할 생각이었지만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말았다. 샐러드·샌드위치는 고객층이 얇아 매출에 한계가 있었고, 대형 호프 레스토랑은 창업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외면당했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는 대중적 아이템을 차별화해 경쟁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1년 여를 갈고 닦아 2003년 12월 개발한 것이 퓨전 포장마차 피쉬앤그릴이다. 서민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편안한 포장마차 분위기에 신세대 입맛에 맞는 다양한 퓨전 요리를 결합했다. 안주메뉴는 국내 포장마차뿐 아니라, 일본 신주쿠 지역의 수제 어묵인 ‘가마보꼬’, 중국 베이징 길거리 포장마차의 꼬치와 어묵까지 도입했다. 한·중·일 3개국의 메뉴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해 40여 가지 메뉴를 내놓았고, 지금도 분기마다 네다섯 가지의 신 메뉴를 반드시 출시하고 있다. “외식사업은 고객 입맛을 따라가는 메뉴 개발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맛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메뉴 및 마케팅 교육을 하는 가맹점주 세미나는 분기마다, 주방장 교육은 2개월마다 실시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원·부자재 공급가를 낮추기 위해 경기 일산에 15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세웠다.
창업비용은 20평 기준 점포비를 제외하고 4600만원 선. 여 사장은 “미국 현지인의 지사 설립 요청이 들어와 올 9월 중에 버지니아주 웰링턴에 200평 규모의 해외 가맹점을 처음 열게 된다”며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김덕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