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의 상무로 근무하고 있는 이상록(가명)입니다. 아내는 최근 들어 자신의 일을 갖고 싶다고 자주 말합니다.
그래서 취업에 비해 나이 장벽을 극복하기 쉬운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결혼하고 25년 이상을 전업주부로 지내왔기 때문에 막상 창업을 하려니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합니다.
요즘 장사를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5명 중 1명도 성공하기 힘들다는데 우리같이 초보창업자가 할 수 있는 업종과 방향을 안내해주십시오. 유망업종이 있다면 초기 창업비용이 많아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주부는 흔히 업종선택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우선 대부분의 여성 사업가는 비즈니스에 뛰어든다고 해도 가사를 떠나기 힘들다.
또한 주변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업주부가 창업을 하는 경우 가장 커다란 장벽은 부침이 심한 창업시장에서 경험 부족이다.
따라서 이씨 부인의 경우 비교적 운영이 편하고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테이크아웃형 커피전문점을 추천한다.
최근 1년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가장 많이 생긴 업종이 바로 테이크아웃 매장이다. 테이크아웃 매장은 갈수록 과잉경쟁 상황을 맞으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판매하는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기본으로 아이스크림, 다양한 국산차, 도넛이나 샌드위치 같은 간식류, 비빔밥, 세계국수 등 그 범위가 매우 넓다.
판매 상품과 유망 입지, 판매전략을 잘 개발한다면 여성 창업아이템으로 적합하다.
테이크아웃점 품목 차별화가 관건
지하철 2호선 이대역 근처에 버블티 전문점을 창업한 심말선(여·51) 사장의 경우를 살펴보자.
심 사장은 테이크아웃형 매장을 창업아이템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우선 테이크아웃 매장의 구체적 취급상품을 찾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았다.
테이크아웃 매장이 많이 몰려 있는 강남역 일대나 대학로, 신촌, 압구정 등을 순회하며 최근 가장 인기있고 사업 경쟁력이 있는 테이크아웃 매장의 상품이 무엇인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예전에 해외여행을 하면서 먹어보았던 버블티 전문점을 발견했다.
친구 등 주변에서도 버블티 전문점은 외국에서 인기가 높고 국내시장에 도입단계에 있는 유망 아이템이라고 조언해주었다.
버블티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창업아이템으로 정한 심 사장은 먼저 국내시장 조사에 나섰다.
버블티란 열대작물인 카사바 뿌리에서 채취한 타피오카를 각종 과일음료에 넣어 칵테일처럼 흔들어서 만드는데, 이때 생기는 거품 때문에 버블티(Bubble Tea)라는 이름이 붙었다.
알갱이가 씹히는 독특한 맛뿐만 아니라 건강식이라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신세대들에게 인기다. 해외여행에서 한번쯤 맛보았던 여행자나 신세대, 여성들은 ‘버블티’의 매력에 쉽게 빠져든다.
버블티 전문점은 원활한 물류 수급을 위해선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도 10개 이상의 브랜드가 있지만 본사의 경영구조가 아직 불안정한 회사도 있다.
심 사장이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정하는 데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보완 메뉴 구성 부분이었다.
일반 테이크아웃 매장의 메뉴 구성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과잉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심 사장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브랜드는 버블티, 아이스크림,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타이코’다.
점포 위치 선정도 성공의 중요 요소
버블티 전문점 타이코는 20여가지의 각종 과일음료에 타피오카를 넣어 만든 버블티와 다양한 커피, 아이스크림이 주력 상품이다. 버블티는 과일에 따라 한잔에 3500~4500원에 판매한다.
주 고객층이 신세대 젊은층과 여성이므로 역세권, 대학상권, 패션가 등 신세대 상권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딸은 “버블티의 주 고객은 여성이다”며 “서울에서 가장 대표적 신세대 여성상권이 이대”라고 이대 상권을 적극 권유했다.
심 사장은 주변의 부동산이나 프랜차이즈 본사, 점포개발 전문 컨설팅 회사 등에 의뢰했지만 이대 상권에서 좀처럼 점포를 찾을 수 없었다.
이대 상권은 점포 매물도 없을 뿐 아니라 점포 임대 권리금이 일반 상권의 두배가 넘었다. 버블티의 매출이 가장 높게 일어나는 여름시장을 공략하려던 심 사장은 점포를 구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낙심했다.
높은 임대 권리금 때문에 창업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2개월여 만에 마침내 지하철 2호선 이대역 1번 출구 앞의 20평 점포를 구했다. 보증금 2억원, 권리금 1억원, 월세 500만원이었다.
보증금이 높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고 점포 앞의 넘쳐나는 유동인구를 보며 위안을 삼았다.
버블티 전문점 ‘타이코’ 이대점을 열었을 때 매출이 하루 평균 50만원을 기록하던 것이 날씨가 더워지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80만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진 6월 중순 이후 수박, 키위, 딸기 등의 버블티가 많이 팔리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심 사장은 점포 출점 계획을 세우고 점포가 알려지는 데 약 석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압구정이나 강남과는 달리 이대 상권은 유동인구가 재유입되는 데 약 한두 달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하루 100만원의 매출은 자신있다”고 했다.
심 사장은 “창업할 때는 낯선 이국땅에 혼자 있는 느낌이었지만 하나하나 일을 진행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테이크아웃 매장은 고정 직원이 필요하지 않아 주야간 1명씩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고 있다. 매출이 늘어나는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2명 둔다.
다른 업종과 달리 인건비와 점포 운영비용이 적은 것이 초기 높은 투자비를 극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심 사장은 젊은 여성 고정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점포 분위기와 서비스에 가장 역점을 둔다.
올 연말까지 월 매출 3천만원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 그는 “생기가 넘치는 점포는 연구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며 “이런 노력이 신세대 고객 창출법의 핵심”이라고 성공비결을 밝혔다.
출처 : 맥창업정보시스템 임영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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