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벤치마킹을 하거나 해외 브랜드를 그대로 도입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외국의 소자본 창업 아이템 조사를 알선하는 컨설팅 회사나 여행사까지 생겼다. 하지만 해외에서 히트를 친 아이템이라고 해서 무작정 들여오거나 벤치마킹을 하면 국내 현실과 맞지 않아 낭패를 볼 위험성이 많다.
몇 년 전 국내 유수 대기업이 일본에서 크게 히트를 친 소고기 덮밥 프랜차이즈를 들여온 적이 있다. 중심 상권의 A급 입지에서 화려하게 오픈했지만 2년도 못 가 폐업하고 말았다.
성공하지 못한 데는 도입 시기를 잘못 잡은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일본적인 맛을 내세웠고, 가격도 4000∼5000원대로 패스트푸드 치고는 비쌌다. 무엇보다 결정적 패인은 국과 김치 등을 덮밥과 따로 판매하는 정책이 푸짐한 인심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외식문화 의식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한 해 동안 수많은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로 들어오거나 벤치마킹되고 있지만, 그 중 5년 넘도록 유지하는 브랜드는 손꼽을 정도로 적다.
예를 들어 셀프 다이어트방이나 가격파괴 피부관리숍의 경우, 일본 뷰티시장을 벤치마킹해 큰 인기를 끈 반면 일본의 캡슐방은 초기에 반짝 관심을 모으더니 현재는 유명무실하다. 그 외에도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아이템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므로 창업자들은 외국에서 히트를 친 아이템이라고 해서 덜컥 가맹하거나 벤치마킹해서는 안 된다. 성공을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와 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선 벤치마킹 대상 국가와 우리나라의 생활환경 및 소득수준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생활환경에서도 구매율이 높을 것인가를 검토하고, 소득수준에 따라 적절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어야 한다.
외식업의 경우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맛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동시에 본고장 맛을 재현하기 위한 재료와 설비 등의 수급도 안정적인가 확인해 둬야 한다.
인·허가와 특허 문제도 미리 알아봐야 한다. 또 창업 전에 벤치마킹한 제품을 적절한 매장에서 서브 아이템으로 내놓고 고객 반응을 조사하는 테스트 마케팅 과정을 거쳐 사업성을 검증해 보는 방법도 유용하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출처 : 파이낸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