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 시대. 누군가 휴일 낮잠에 빠진 사이, 다른 누군가는 ‘사장님’으로 변신한다. ‘주말 창업’이 투잡(Two-job)을 생각하는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아이템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주말 창업’은 창업 초기 비용에 큰 부담이 없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간 대비 수입도 짭짤한 편이다. 창업 전문가 김준우씨(창업전문포털 www.nclue.com 이사)는 “주말 창업은 트렌드의 하나지만, 대박만 좇는 대신 현직 주말 사장님들이 들려주는 ‘창업 충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집들이 선물 ‘디자인 문패’로 월 100만원+α
토목 설계사 조현민·최은실씨 부부
도로 및 교량 설계를 하는 조현민씨는 2년 전 지인의 집들이에 들렀다가 신혼부부의 이름이 적힌 예쁜 문패를 보며 ‘이거다’ 하고 무릎을 쳤다. ‘뻔한’ 집들이 선물에 식상했던 부부에게 ‘디자인 문패’는 시쳇말로 ‘먹히는’ 아이템이었던 것. 쇼핑몰을 직접 만들고, 재료 구입처를 뚫는 데 소요됐던 창업 준비 기간은 2개월 정도로, 초기 투자 비용은 30만원 선이다.
조씨는 전공을 살려 문패 디자인을 직접 하지만, 재료 등은 모두 외주로 돌리고 있다. 조씨는 창업 포인트의 하나로 “재료 구입처를 뚫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디자인 문패 하나를 만드는 시간은 20분 정도. 고객과 1:1 맞춤 문패를 상의해 제작하고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일이다.
조씨의 문패 창업은 디자인 문패 초창기 사업자라는 혜택과 개성 있는 디자인, 사은품 등의 감동 서비스에 힘입어 현재까지 활황이다. 창업 유지비로는 재료비와 인터넷 광고비 비율이 높다. 평일 이틀 정도와 주말을 투자한 조씨의 한 달 수입은 월 100만원+α. 조씨는 “지금 문패 창업자가 많이 늘어 경쟁이 심하다”면서 “남들 하는 것을 쫓기보다는 자기만의 아이템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디자인 문패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조씨는 다음 네 가지를 충고했다. 먼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기만의 문패 디자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둘째, 인터넷 광고 마케팅에 신경을 쓸 것(조씨는 포털 사이트 클릭 광고 외에, 인테리어 소품 카페 등에 들러 문패 정보를 제공하는 ‘발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셋째, 한번 구입한 고객에게 작은 감동을 주는 게 입소문의 시작이다. 마지막으로 시작부터 욕심을 부리지 말고, 옥션이나 G마켓 등 쇼핑몰에서 테스트 기회를 거친 뒤 하나씩 단계를 밟아 사업을 넓혀가라고 했다.
문의_050-5552-5559 (http://happyuni.co.kr/shop)
‘찾아가는 체어 마사지’로 하루 10만~15만원
회사원 박현수씨
정보 통신 관련 일을 하는 박현수씨는 자투리 시간이면 ‘체어 마사지사’로 변신한다.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 익숙하다는 ‘체어 마사지’는 ‘찾아가는 마사지’로 점차 유명세를 타고 있다.
체어 마사지는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피로를 풀 수 있도록 고안된 의자에서 행해진다. 인체공학적으로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데다, 윗부분에서 명상 음악이 흐르고 아로마 향기가 뿜어져 나와 충분히 마사지 분위기를 낸다. 마사지 부위는 목과 어깨 등 상체 위주. 비용은 10분당 1만원(현재 10% 가격 할인 중)으로 최대 1시간까지 받을 수 있다.
마사지를 받으려는 고객이 박씨(본사)에게 전화를 걸면, 박씨가 고객이 있는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다. 박씨는 “체어 마사지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면서 “주변의 시선이 있는 만큼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씨는 주말의 경우, 하루 평균 10만~15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고 전했다. 30분 마사지로 5명 정도를 커버하는 셈이다. 박씨가 꼽은 성공 노하우는 명료했다. 스스로 즐겁게 일하면 서비스가 좋아지면서 입소문이 나고, 자연스레 단골 고객 확보로 이어진다는 것. 1인 무점포 형태의 체어 마사지는 직장이나 백화점, 행사장 등에서 이벤트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으며, 숍인숍 형태의 소규모 전문 창업이 가능해 관심을 받고 있다. 초보자의 경우, 2주 정도 마사지 교육을 받으면 창업이 가능하다.
10분 단위로 마사지 매뉴얼이 정해져 있어, 배우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는 평이다. 초기 투자 비용은 590만원 선(가맹비, 의자 구입비, 2주 마사지 교육비 포함). 창업 유지비는 거의 없다.
문의_02-2051-3876(웰터치 http://www.welltouch. co.kr); 010-9285-6921(박현수씨 1인 무점포)
길거리 핫도그 숍으로 월 최고 수익 150만원
호텔리어 강막동씨
호텔 식음료 팀에서 일하는 강막동씨는 전공(?)을 살려 길거리 소시지를 굽고 있다. 금요일 퇴근 무렵과 토요일이면 강씨는 강남역에 ‘나만의 스탠딩 소시지 가게’를 차린다. ‘그릴워커’는 전통 독일식 핫도그 프랜차이즈점이다.
직역하면 걸으면서 ‘그릴(소시지를 굽는다)’한다는 것. 배 부위에 좌판을 펼치고 머리에는 큼지막한 우산이 드리워진 이색 창업점이다. 강씨의 ‘그릴워커’는 사람들의 호기심 속에 번창 중이다. 이동성이 강해 유동성 많은 곳으로 쉽게 가게(?)를 옮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 품질이 보장된 재료를 엄선해 가격 대비 맛이 탁월하다.
강씨는 하루 5시간을 투자해 평균 150~200개 정도의 소시지를 판매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한 달 최고 수익은 150만원 선. 그릴워커의 무게는 40kg 정도. 강씨처럼 건강한 체격의 사람들에게 적합한 아이템이 아니냐고 묻자, “받침대가 있어 체력 소모가 많지 않다. 운동하는 셈 치면 된다”고 말했다.
어려움은 없을까. 강씨는 “길거리 가게다 보니 시비 거는 사람도 있고, 신경 쓸 일이 많다”면서 “초심을 간직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처음부터 ‘대박’을 노리면 쉽게 지친다”면서 “목 좋은 곳과 타이밍을 잘 잡으면 단시간에 짭짤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야구장과 놀이공원, 번화가와 대학가, 학원가 등이 그의 사업장이다. 초기 투자 비용은 300만원(가입비 150만원, 기계 구입비 150만원).
문의_1544-2893(그릴워커 http://www.grillwalker.net)
출처 :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