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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상담

제목창업에도 궁합을 봐야 한다2006-08-22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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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창업 A to Z]아이템과 점포입지의 관계를 따져봐야

최첨단 디지털 문명이 지배하는 21세기 한국사회의 결혼 풍속도에는 아직도 궁합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한다.

´두사람이 좋으면 그만이지, 쓸데없는 궁합까지 봐야하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지만, 지금도 한국사람들의 상당수는 결혼을 할때 궁합을 보는 것은 결혼성사의 전제조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궁합보기가 결혼문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점 창업에도 궁합보기는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점 창업의 궁합보기는 다름아닌 상권 및 점포입지의 특성과 해당 아이템간의 적합성 여부를 찬찬히 따져보는 작업이다.

이 중요한 과정을 소홀히 해서 낭패를 보는 사례는 너무나 흔한 음식점 실패사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서 저가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박대충 씨(가명)는 고깃집 운영과 분식집 운영에 관한한 자칭 타칭 선수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껏 몇십년동안 고깃집과 분식집 운영으로 소위 대박매장을 꾸리고 있으며, 직영점만도 3개 매장이나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직영점 운영에만 머무르지 않고, 최근엔 1인분 2900원하는 고깃집 체인사업까지 시작했다. 첫출발은 순조로왔다. 오픈하는 집마다 소위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점 선수라고 하는 분들의 최대 오류 중 하나는 한 곳이 잘되면 다른 어떤 곳도 잘 될 것이라는 맹목적 자신감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특히나 저가 테마의 음식점은 상권과 입지특성에 따라서 하늘 땅만큼의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예는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신도시 먹자골목 대로변에 대형매장으로 오픈한 저가 갈비집 역시 이러한 사례에 해당하는 매장이다.

박씨의 매장은 경기도 신도시 먹자골목 대로변 1층 실면적만도 90평에 달하는 매장이다. 월 임대료만도 80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오픈 3개월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월 매출액이 2000만원 넘기기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인건비와 임대료, 판관비를 제외하면 단돈 몇 푼의 수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달에 몇백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스님이 제 머리 깍지 못하듯 박씨 역시 혼자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 점포클리닉 컨설팅을 필자에게 의뢰해 왔다.

현장을 방문, 가장 기본적인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상권특성을 분석한 결과 주변은 음식전문 테마상권과 학원상권이 만나는 입지였다. 현 매장은 대로변에 입점해 있기 때문에 학원을 이용하는 10대 학생수요층과 배후 아파트 단지의 주민층 수요까지 포괄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입지였다.

문제는 이 입지가 과연 1인분 2900원하는 저가 갈비집과의 적합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봤다. 고깃집 운영과 관련,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저가 갈비집 컨셉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자체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박씨는 지금까지 오픈한 3-4개의 저가 갈비집은 모두 성공시켰고, 때문에 이곳 역시 상권의 상세력을 본다면 당연히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였다. 결과는 완벽한 실패였다. 전문가 입장에서 판단하건대 이 매장의 가장 큰 패인은 아이템과 입지의 궁합이 맞지 않은 점이 실패로 연결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유인즉슨, 먼저 주수요층은 학원을 이용하는 10대 학생층과 배후 음식테마상권을 이용하는 주민층 및 인근의 중소형 사무실 직장인 군으로 나눠진다. 학생들은 학원을 이용하는 편의형 수요층인 반면, 배후 먹자골목은 음식점 테마상권으로서 신도시 거주민들의 음식에 대한 고품격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상권인셈이다.

해당매장은 저가 양념갈비집이었기 때문에 10대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기는 힘든 아이템이다. 그렇다고 주민층 수요 역시 음식테마상권까지 찾아와서 소위 ‘싸구려 음식’을 구매해야할 이유를 느끼는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 한번은 방문하지만 두 번이상 반복구매가 쉽지 않았다.

소수 직장인 군 역시 양념갈비가 주요 테마였기 때문에 술한잔 메뉴로 아주 적합한 메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이 매장은 어느 수요층도 끌여들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실패는 오픈과 동시에 예고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물론 대안은 늘 존재한다. 문제는 매출반등을 위해서는 신 아이템으로 재오픈해야 해야 하는데, 재투자 여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이때 한결같이 얘기하는 것이 현 시설을 활용해서 매출을 급반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주문한다.

하지만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매출을 반등시킬 수 있는 아이템은 사실 많지 않다. 주인의 입장에서는 이쯤되면 투자금액의 절반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마저 회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첫번째 대안은 상권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매장을 분리해서 두 개의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 것을 제안했다. 매장이 크기와 매출은 비례하지 않는다. 때문에 현 매장의 경우 주 수요층인 10대 수요층과 고급 주민수요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앞쪽 20평 공간만을 잘라서 학생들을 위한 한국형 토종분식집을 제안했다.

라면, 김밥, 떡볶이의 기본 메뉴에 인근 직장인수요까지 포괄할 수 있는 잔치국수, 순두부국수를 추가하는 컨셉의 분식집이다. 나머지 60-70평 공간을 활용해서는 대중적인 ‘스테이크하우스’로의 업태변경을 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웨스턴요리의 중요 트렌드 중 하나는 퀄리티는 아주 높지만, 분위기는 분식형 스테이크하우스라고 할 수 있는 컨셉이다. 문제는 현재 갈비집 컨셉을 100% 갈아엎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두 번째 대안은 가급적이면 현재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현재의 저가 고기집에서 제대로 된 고기집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해보는 방법이다. 다름아닌 석갈비전문점을 내세우면서 기존 고깃집상권의 틈새를 공략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석갈비전문점의 경우 충청도 지방에서 성업 중인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은 주방에서 참숯직화구이 형태로 구워낸 다음 돌쟁반위에 올려서 손님 테이블에 서비스하는 컨셉이다. 인건비를 줄일 수 있으며, 흔하지 않는 컨셉인 반면 참숯양념갈비의 또 다른 컨셉이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주민수요층의 니즈에 부합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가격 또한 1인분 7,000원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2,900원 갈비점이 싸구려 음식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는 컨셉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메뉴구성은 석갈비와 삼겹살, 그리고 5000원대 식사메뉴인 설렁탕, 선지해장국과 냉면까지 구색을 갖추는 방법이다.

약간의 시설보완은 필요했다. 배후상권은 광범위한 아파트 상권이다. 현재의 매장은 대형매장임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놀이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테이블 수를 줄여서라도 한쪽에 놀이방시설을 하는 것은 필수이다. 주택가상권의 경우 아이들과 함께 외식업소를 찾는 수요층의 눈높이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단 위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점포입지 특성을 고려치 않고, 주인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오픈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는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위의 사례 역시 주인의 아이템에 대한 맹신, 그간 경험에 대한 맹신 때문에 입지 및 상권분석이라는 기본적인 부분을 간과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아이템과 점포입지의 궁합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한 비법은 없을까? 필자는 감히 음식점 주인들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하고 싶다. 음식점 창업하기 전 음식점 주인들은 부푼 희망과 꿈을 먼저 생각한다. 오픈하기 전부터 대박을 칠 생각부터 먼저 한다는 얘기다. 김치국부터 마시는 일이다. 그러면서 정작 중요한 객관적인 사업타당성에 대한 판단은 소홀히 한 채, 음식점 창업과 관련된 외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를테면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서 최고의 시설꾸미기에만 주력하는 것도 중요한 오픈과정의 오류 중 하나다. 최고의 시설 자체가 경쟁력이 되어서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고의 시설 역시 최고의 입지와 만났을 때 빛을 발한다.

또 하나 음식점 창업을 생각하는 초보창업자이든, 경험자이든 간에 제발 자신만의 독선과 아집은 버려야 한다. ‘나는 웬만큼 다 안다’ ‘공부도 할만큼 했다’로 치부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하물며 초보창업자라면 걸음마는 기본이다.

초보는 초보답게 겸손한 자세로 음식점 창업에 임해야 하며, 소위 선수라고 하는 사람도 연타석 홈런이 쉽지 않다는 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사업이 마음먹은대로만, 사업계획서대로만 된다면야 왜 사업이 그토록 힘들다고 하겠는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게 인간사이듯, 음식점 창업 역시 성공에 이르는 변수는 너무나 많다. 점포 계약을 하기 전, 최종적인 아이템을 결정하기 사전에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정도를 체크해 보는 것은 어쩌면 상식인지도 모른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