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프랜차이즈`
창업 11년만에 7개 브랜드, 2800여개 가맹점 확보
`치킨 본고장인 미국에도 통닭 체인점 차리겠다`
´BBQ 치킨´으로 유명한 제너시스의 윤홍근(51.사진) 회장은 올 들어 한 달에 열흘 꼴로 해외에 머문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수위로 올라선 성공 노하우를 중국과 미국, 유럽시장에 심으려 애를 쓰고 있다. 제너시스는 2003년 3월 상하이에 5개 BBQ 매장을 열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해외에 닻을 내렸다. 지난해 6월엔 스페인에 두 개 점포를 냈다. 그러나 이는 제너시스 글로벌 경영의 시작에 불과하다.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해외진출에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 매장은 칭다오와 베이징 등으로 확산되며 현재 35개로 늘어났다. 스페인에도 최근 점포 한 개를 더 냈다. 또 5월과 7월 각각 일본과 미국에 매장을 냈다. 진출조건도 제너시스에 유리하다. 현지 제휴선에게서 계약금과 매장 개설 로열티를 받고, 거기다 매출액의 일정액을 따로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계약을 했다.
제너시스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 받은 결과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현지 최대 초밥 배달업체인 렉스사에게 계약금 100만 달러를 받고 현지 영업 독점권을 내줬다. 렉스는 매장 하나를 열 때마다 5000달러의 개설비와 매출의 3.5%를 제너시스에 내야한다.
제너시스는 이같은 방식으로 올해 아시아와 유럽 10개 국가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국내 업계 최초로 제대로 돈을 받고 사업모델을 수출한 사례"라며 "일본에서만 최대 4000개 매장을 개설해 한 해 500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의 꿈은 BBQ치킨을 ´맥도날드´만큼 키우는 것이다. 윤 회장이 제너시스를 설립한 것은 11년 전인 1995년 9월이다. 당시 대상그룹의 전신인 미원그룹에서 닭고기 사업 부문의 일을 하다 독립했다. 당시에도 통닭은 흔했지만, 뭔가 다른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그는 "동네마다 통닭집이 있었지만 대개 생맥주집을 겸하고 있었다"며 "깔끔한 인테리어와 이미지를 갖추고 치킨만을 취급하는 체인을 만들면 주부와 어린이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구상 아래 만들어진 BBQ는 해마다 가맹점을 크게 늘렸다. 16개로 시작한 가맹점은 2000년 1200개, 2002년 1800개로 급속히 늘었다. 매출액은 95년 8억원에서 지난해 5800억원으로 성장했다. 무려 70배 이상 늘었다.
윤 회장은 승부사적 기질도 있다. 지난해 5월 전격적으로 튀김기름을 올리브유로 바꾼 게 대표적인 예다. 올리유는 닭 한마리를 튀기는 데 4000원의 원가가 든다. 마리 당 500원 꼴인 식용유의 8배다. 3500원의 추가 부담 중 1500원을 회사가 부담했지만 불가피하게 소비자 가격을 2000원 인상해야 했다.
사내에서조차 ´매출과 이익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도 윤 회장은 밀어 붙였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믿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은 10% 이상 성장했다.
그렇다고 윤 회장이 항상 승승장구해온 것 만은 아니다.
학사장교로 군을 마치고 미원에 다니던 시절, 학군 동기회가 설립한 판촉물 회사를 책임졌다. 경영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이익금을 챙겨 동기회에 보내는 일을 했다. 하지만 주인 없는 회사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몇 년 뒤 회사가 부도났다. 그 회사를 청산하기위해 살던 집을 팔았고 그것도 모자라 월급을 차압당했다.
부인과 세 아이를 각기 다른 친척집으로 보내고 자신은 경기도 안양의 쪽방에서 지내야 했다. 이 때 그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최고경영자(CEO)의 책임감"이란 교훈을 얻었다. 해외출장중에도 윤 회장이 회사일을 낱낱이 챙기는 이유다.
출처 : 중앙일보 나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