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는 창업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없는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창업시장을 맞이했고, 자영업 현장은 매출부진에 어려움을 겪었고, 많은 프랜차이즈 본부들도 심각한 경영난을 맞이한 편이었다.
이로 인해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에서는 5월 31일 “영세자영업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지난 8월1일부터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위해 시행 중인 “자영업컨설팅” 지원사업이 사업초반 호응을 얻고 있다.
9일 중소기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지 닷새 만에 총 1,500여건의 상담문의가 접수되었다고 밝혀왔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매출부진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많은 자영업자들 중 “자영업컨설팅지원제도”라는 정책이 있는 줄도 모르는 이들도 예상외로 많다는 점이 필자를 놀라게 하고 있다.
원고청탁을 받으면서 “자영업컨설팅지원제도”의 핵심적 영역에서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도로 인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 제도를 발표한 배경과 취지 등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진행과정을 예측해 본다면 “자영업컨설팅서비스”가 창업시장에 미칠 영향의 상당부분은 자연스럽게 도출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부정책이 중소기업, 대기업 위주로 시행되어 온 반면 자영업과 관련된 정책은 항상 소외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려 해도 사업자등록상의 자영업자수 만해도 지원대상이 240만명에 달하고 있다.
종사자 비중은 29.5%로 OECD 국가 중 멕시코의 31.4%에 이어 2위이며, 미국에 비해 4배, 일본의 2.5배에 달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6.6가구 중 1가구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자영업은 지원대상이 방대하고, 다양한 부류가 종사하는 관계로 근원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는 데는 정책수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사회복지정책 차원에서는 과다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자영업종합대책의 방향은 자금지원 등 시혜적인 직접지원보다는 자생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 등의 간접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컨설팅을 통한 과잉진입 예방, 경영안정, 사업전환, 자발적 퇴출 등으로 대책별 특별프로그램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비교적 주먹구구식 경영을 해오던 자영업계를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방법을 통해 창업 또는 경영을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으로 이해 바란다.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 심화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건국 이래 처음으로 실시되는 특단의 조치인 “영세자영업대책”을 수립한 것만으로도 업계는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영세자영업대책이란?
컨설팅 지원 대상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자영업자로, 컨설팅을 받은 사업자는 업종 전환이나 신규 창업, 경영개선자금 등의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대출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컨설팅은 총 3가지로 전국 60개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상담사들이 실시하는 무료컨설팅, 1,500여명으로 구성된 민간컨설턴트들이 실시하는 유료컨설팅(자영업자 부담 10% 최고 5만원); 변호사ㆍ회계사 등 전문가들의 전문분야 컨설팅(점포당 600만원, 자영업자 부담 20% 최고 120만원)으로 나뉜다.
컨설팅 분야는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업종 선정, 상권 및 입지조사와 점포 선정, 인테리어 및 디자인, 음식조리 노하우 전수 등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이미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경영진단, 매출 활성화 방안, 업종전환 심지어 폐업에 이르기까지이며, 신청방법은 해당 지역의 소상공인지원센터를 방문해 적합한 컨설턴트를 추천 받을 수 있다.
또한 온라인 홈페이지(www.sbdc.or.kr)에 성명, 업종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컨설턴트 풀에서 원하는 사람을 지정해 컨설팅을 받을 수 있으며, 전화(02-562-2892)로도 신청할 수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온라인상에서 상권 내 다양한 경영환경 자료를 제공하는 전국 상권 정보시스템이 서비스된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상권 정보시스템을 구축, 전국 3000여개의 상권별로 점포수와 점포 간 거리, 연령별·성별·소득수준별 인구, 인근 유동인구 등 수익에 영향을 주는 경영환경자료를 DB화하여 제공되는 것은 물론, 해당 업종의 성공 가능성 지표가 될 ‘업종별 밀집도 지수’를 개발해 상권 내 업종 선택을 위한 정보로 제공된다.
이번 정책으로 수혜받을 영세 자영업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20평형 미만의 소형점포 소유자, 500대 상권에 해당되지 않는 주택가/APT 밀집지역 등지에서 영업, 심각한 매출부진으로 경영자금 부족과 임차료 체납 현상을 겪거나, 이혼 등의 문제로 가족해체의 위기에 몰리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상대하는 주요고객은 중산층 이하 계층 세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정책의 초점이 간접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정책 자체에 현실성이 뒤떨어지는 정책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대적인 정책지원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보인다. 고유가 행진, 북핵문제, 빈부격차 심화, 내수부진, 소비심리위축 등의 변수들이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단기처방인 자금지원, 내수활성화를 통한 매출증대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영업자들의 공감을 쉽사리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가계부채, 신용불량 등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소비를 기대할 수도 없는 입장이고 보면 컨설팅을 받아도 달라질 것이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어떤 변수가 상존하던지 간에 금번 자영업컨설팅지원사업으로 인해 창업시장은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 예견된다. 올해 예산만 해도 유료컨설팅 15억원, 전문컨설팅 6억원 등으로 총 21억원이며, 이와 별도로 6만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교육도 이루어진다.
유료컨설팅은 약 3,000~4,000업소가 우선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컨설팅에 참여하는 컨설턴트는 총 1,500여명이다. 평균적으로 2개월에 1개 업체를 수주 받을 수 있는 계산이다. 컨설턴트 POOL 내부에서도 수주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며, 기존의 유사정책에서 나타난 예산 따먹기, 컨설턴트들의 배불리기 등의 방식은 최소한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책으로 인해 질적으로 우수한 컨설턴트들이 대거 탄생되는 등 컨설턴트들에 대한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여진다. 부정적으로는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일부 유명컨설턴트들은 적극적인 참여를 꺼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정책과 맞물려 컨설팅 업계는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될 것이며 발전해나갈 것이다. 창업자 역시 유망업종 따라잡기 식의 업종선택이나, 준비 없이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등 막무가내식의 무분별한 창업에서 최소한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고 창업을 시도하는 분위기로 전환될 것은 확실하다.
매출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자영업의 빈부격차다. 대형업소와의 경쟁력 상실이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이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컨설팅 결과를 두고 볼 때 자영업자의 방향은 3가지 형태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경쟁력이 부족한 업소들은 프랜차이즈로 전환될 것이며, 둘째, 자체적인 회생이 가능할 경우 시설개선, 경영개선을 시도할 것이며, 경쟁력이 현저히 부족할 경우 자연스런 퇴출이 될 것이다.
물론 결과에 따라 다양한 지원이 재개될 것이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되던가 아니면 은퇴를 결정해야 하는 창업시장의 환경변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산업이나 공동브랜드(voluntary chain system) 창업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기존의 자영업시장에서 퇴출에 따른 수급변화로 인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매출도 증대되리라 보여 진다. 창업의 형태도 안정성 위주로 소형점포와, 전문화 형태의 창업이 이루어져 원가절감과 경영개선의 발판 아래 대형점포와의 경쟁체제를 갖추어 나갈 것으로 예견된다.
기존사업자가 자금 대출을 받을 경우, 점포경쟁력 확보에 사용하지 않고 가계부채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우려도 있다. 이럴 경우 원금 상환 시점에 또 다시 신용불량으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감안할 때, 지금 시행하는 간접지원 방식의 정책의 방향은 가장 올바른 정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쟁력을 강화시켜 대형업소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소비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영업컨설팅지원정책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단기처방에 의존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여 스스로 점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출처 : 한국소자본창업컨설팅협회 최재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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