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쒀서 성공한 ‘본죽’김철호 사장
모집 한번 안해도 창업 희망자 몰려와 가맹점 690개…폐업률은 1%도 안돼
日·美도 진출…새로운 메뉴 개발 몰두
본죽 김철호(43) 사장은 우리 옛말의 ‘죽 쒀서 개 준다’ ‘죽 쑤고 있다’식의 고정 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린 외식사업가다. 본죽은 지난 2002년 9월 서울 대학로에서 1호점을 낸 이래 국내에서 690개 가맹점을 두고 있는 죽 전문점. 그동안 제대로 된 가맹점 모집 한 번 안했어도 몰려든 창업 희망자들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커 왔다.
그런 본죽이 해외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본죽은 작년 직영 1호점인 일본 아카사카 매장에 이어 올 들어 신주쿠와 도쿄 주택가인 니시오기쿠보에 점포를 잇따라 열었다. 미국에서는 LA와 뉴욕에 이어 오는 13일 라스베이거스에도 사업을 시작한다.
김 사장은 요즘도 부인 최복이씨와 함께 메뉴 개발에 여념이 없다. “일본에서는 연어죽, 낙지김치죽, 삼계죽 등이 잘 나가고, 미국에서는 전복죽 등이 인기를 끄는 등 나라마다 선호하는 음식이 달라 현지화가 관건”이라고 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죽이지만 창업 당시에는 주변에서 말리는 등 마음 고생도 많았다고 한다. 호떡집, 요리학원, 창업컨설턴트를 거치며 현장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던 김 사장도 죽사업은 그전 성공사례가 없어 불안했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지금 돌이켜보면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는 점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죽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는 사례 하나. 김 사장은 “요즘 본죽 가맹점마다 수능철이 일년 중 가장 성수기입니다. 참 재밌죠?”라고 말했다. 예전에 죽은 수험생들에게 ‘죽 쑨다’는 옛말 때문에 왠지 꺼리는 음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작년 수능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본죽을 찾아와 영양식으로 앞다퉈 사가는 바람에 본죽 점주들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알고 보면 죽만큼 수험생들에게 좋은 영양식이 어디 있느냐는 김 사장의 설명이 곁들여졌다.
본죽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가맹점 폐업률이 1%에도 못 미친다는 것. 국내 가맹점 중 지금까지 6명의 점주만이 가맹점 사업을 중도에 포기했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사업을 벌이는 업주 입장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출처 : 호경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