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나 소비자 동향을 원격으로 움직이는 핵심이 있다. 바로 가치관이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하는 것을 보면 트렌드 변화나 라이프사이클 변화, 이에 따른 시장 흐름의 변화를 보다 분명하고 정확하게 간파할 수 있다. 가치관의 변화를 읽으면 현재는 물론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다.
경영에도 이런 원리를 적용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경영에서 브랜드 이미지나 매출, 고객의 반응 등은 표피적 결과다. 핵심적 가치는 다름아닌 사업자의 마인드다.
정보통신이나 디자인의 발달, 마케팅 기법의 발달로 자영업의 다양한 측면이 혁신되고 있지만, 가장 먼저 혁신되여야 할 분야는 바로 사업자의 마인드다.
대문호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에서 가치관이 바뀌면 세계관이 바뀐다는 말을 한다. 사업자의 마인드가 바뀌면 경영의 모든 움직임이 달라진다. 따라서 마인드의 혁신은 모든 혁신에 가장 우선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인드 혁신의 여러 분야가 있다. 고객을 보는 시각, 서비스에 대한 원칙, 거래선에 대한 가치관 등을 들 수 있다. 그 중에 하나는 ‘현재’ 와 ‘미래’를 보는 관점이다.
‘느림의 지혜’라는 책에는 ‘롱 나우( long now)’라는 말이 나온다. 롱 나우란 현재를 한, 두 달이 아닌 보다 긴 개념의 연상선상에서 시간을 보고 그것을 현재로 보는 것이다. 산업이나 유행의 나우(now)는 매우 짧지만, 자연이나 문화의 now는 매우 길다고 이 책은 말한다. 사업가들이 롱 나우의 관점에서 경영을 보면 고객은 일회 방문에 따른 가치가 아니라 좋은 소문을 입으로 홍보해 주고 장기적으로 높은 가치를 주는 생애 가치를 가진 존재로 볼 수 있다. 롱 나우의 관점에서 원가 관리를 하면 오픈 초기 원가율이 높은 것에 대해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느긋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창업자들이 오픈 초기 원가율이 높으면 일이 익숙치 않아 로스(loss)율이 많다거나, 초기에 고객 마음을 잡기 위해 원가율이 높아도 투자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짜증을 내거나 사업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느림의 미학’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사업에서도 롱 나우의 가치를 가져보자. 빠른 것은 순발력이 있지만 힘이 적다. 느린 것은 순발력은 약하지만 힘이 있다. 눈부시게 변하는 사업의 트렌드. 하지만 사업자의 마인드 만큼은 롱 나우에 기반한 ‘느림의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ceo@changupok.com
출처 : 파이낸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