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새해, 희망찾기 !’::) 취업난과 불안한 고용상황은 사회 초년병인 20·30대를 한숨짓게 하고 있다. 취직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일자리를 얻더라도 안 정적 보수를 받으며 정년퇴직하는 것은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됐다 .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사정은 아니다.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권 젊은이들 사이에서 취업보다 창업을 택하는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인터 넷 쇼핑몰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어엿한 ‘사장님’이 된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새해 희망 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저녁 서울 중구 오장동 인터넷창업교육기관 ‘ 나우앤’ 강의실. 11명의 20·30대 학생들이 인터넷 쇼핑몰 창업 을 위한 포토샵 기본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들은 ‘어 떻게 하면 더 좋은 디자인으로 고객을 사로잡을까’ 진지하게 고 민하며 밤늦게까지 수업을 듣고 실습에 열중했다.
김향본(32)씨는 14년간 계속해온 건설장비 기사 일을 과감히 버 렸다. 이런 불황에서라면 어차피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다. 김씨는 “최근 5년동안 극심한 불경기여서 ‘이대로는 안되 겠다’ 싶어 그만두고 나왔다”며 “평소 장사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던 터라 창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사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김씨의 얼굴은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 씨는 새해 여성의류 전문 쇼핑몰 사장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대문시장 거래처 인맥쌓기 부터 아이템 선정 노하우, 온라인 판매기법까지 배우는 ‘성공 창업자 과정’에 등록했다. 김씨는 “14년간 해온 일을 버린 선 택에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만리(여·30)씨는 입시학원에서 과학탐구영역을 6년간 가르친 베테랑 학원강사. 괜찮은 수입이 보장된 일을 제쳐두고 온라인 창업에 뛰어드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학원강사가 정년이 보장된 일도 아니고, 쇼핑몰 창업이 적성에도 더 맞을 것 같아 결단을 내렸다. 최씨는 “인터넷에서는 소자본으로도 창업 이 가능해 큰 맘 먹고 결심했다”며 “새로운 도전이 두렵기도 하 지만,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까지 쇼핑몰을 완성하고 상반기 이후 본격적인 판매 실적을 낸다는 구상”이라며 “의류 쇼핑몰로 시작해서 실적이 좋으면 나중에는 오프라인 매장도 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얼마전 결혼한 중소기업 사원 박정아(여·31)씨는 곧 회사를 그 만두고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려면 직장생활이 쉽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남편에게만 벌이를 맡 기는 것도 내키지 않아 재택근무가 가능한 쇼핑몰 창업을 선택했 다. 남편이 동대문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믿을 만한 제품 공급자는 이미 확보했다.
성공창업을 향해 절반은 나간 셈이다. 박씨는 남편은 오프라인 에서, 본인은 온라인에서 사장이 된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대학 휴학생인 최보경(여·23)씨는 하루빨리 당당한 사회인이 되 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비록 창업자금은 부모님의 지 원을 받지만, 열심히 해서 빠른 시일 안에 갚아드릴 생각이다.
최씨는 “사회생활을 할 나이가 됐는데,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토대로 새해에는 꼭 인터넷에 내 가게를 여는 꿈을 이루고 싶다 ”고 말했다.
김성훈·음성원기자 tarant@munhwa.com
출처 : 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