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막걸리가 돌아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전후해 서서히 다시 서민주로 복귀한 막걸리는 최근 캔막걸리 등 다양한 변신을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으며 특히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막걸리의 화려한 부활 = 탁주라고도 불리는 막걸리는 6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 술 소비량의 80%를 차지하던 국민주. 소주 맥주 등에 밀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IMF 체제 이후 조금씩 회생 기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막걸리 열풍`의 진원지는 창업시장.
지방 대학가를 중심으로 드문드문 생겨났던 막걸리 점포들이 지난해 여름 이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다.
업계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에만 700개 이상 전문점이 생기면서 전국적으로 약 1000개 막걸리 전문점이 운영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속에 천불 청송얼음막걸리`를 비롯해 `참眞 청송얼음골막걸리` `속이 찌릿 청송얼음골막걸리` `불로 청송얼음골막걸리` `화로 불속청송얼음골막걸리` 등 프랜차이즈 본사만도 30개가 넘는다.
집에서도 막걸리를 사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막걸리 판매의 80%를 차지하는 일반 슈퍼마켓은 물론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에서도 1000원 안팎의 1~1.2ℓ들이 가정용 막걸리 판매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탁주, 이동주조 등이 납품하고 있는 이마트의 경우 막걸리 연 매출액이 8억~9억원에 달할 정도로 실적이 좋다.
이처럼 막걸리가 다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두 가지. 막걸리 전문점에서 파는 막걸리 한 주전자(약 1.2ℓ)의 가격은 3000원, 안주도 3000~1만원 정도이며 가정용 1ℓ 페트병은 종이컵으로 8~10잔 나온다.
두 명이 만원으로 배불리 먹고 마실 수 있는 셈이다.
막걸리 업체들이 젊은층을 타깃으로 고급화 전략을 편 것도 주효했다.
실제 막걸리는 알콜 도수 6~7%로 순한 편인 데다 쌀이 귀하던 시절의 막걸리는 마시면 머리가 아프기 일쑤였지만 요즘은 좋은 쌀과 발효기술로 만들어 먹기도 좋고 장에도 좋다고 한다.
최근에는 아예 순쌀만으로 막걸리를 만드는 브랜드까지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과거에 비해 한결 깔끔해진 막걸리 집 분위기도 한몫을 한다.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서울탁주 정상학 팀장은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서민의 술인 막걸리가 다시 어필하는 양상"이라며 "특히 30대와 여성의 소비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 와인 사상 최대 호황…위스키는 울상 = 지난 연말을 고비로 와인 시장과 위스키 시장은 희비쌍곡선을 그렸다.
디아지오코리아, 진로발렌타인스, 하이트 등 위스키 생산업체들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1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디아지오) 성장 혹은 제로 성장(진로발렌타인스)의 부진을 겪었다.
진로발렌타인스 관계자는 "저도주 선호 트렌드, 사회 분위기 변화, 주종의 다변화 등으로 위스키 시장은 성장 한계가 뚜렷한 것 같다"면서 "와인, 리큐어 등으로 주종을 다양화하려는 위스키 업체들의 움직임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키의 부진과 대조적으로 와인시장은 지난 연말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
두산와인, 아영FBC, 신동와인, 금양인터내셔날, 나라식품 등 와인 수입업체들은 지난 연말 25%에서 5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몬테스알파` 등 일부 인기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은 재고까지 모두 소진돼 1월 중순까지는 공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출처 :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