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서비스로 고객의 불편 최소화::) 창업 시장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기혼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부업 차원의 창업이 많았지 만 최근에는 구직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열혈 미혼여성’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열리는 창업설명 회나 세미나에 쏠리는 여성들의 관심도 뜨겁다.
남성들에 비해 정보력이 떨어지고 인맥의 폭이 좁은 여성들은 창 업 아이템 선정에 있어서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잘 살리면 남성 못지않은 성과를 일궈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주류 전문점, 에스닉 푸드 전문 점 등에서 남성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둔 여성 창업자도 많다.
◆ 원칙 고수로 고객 불편 최소화 = 60여가지의 다양한 세계요리 를 선보이는 퓨전 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 영 등포점 박재희(여·29) 사장은 꼼꼼한 준비로 창업 전선에 뛰어 든 경우다.
대학 졸업 후 ‘나만의 사업’을 꿈꿔오던 박 사장은 직장 생활 을 하며 마련한 창업 자금에 부모님의 지원, 여성부 창업 교육 이수를 통한 대출금 등을 더해 본격적인 창업에 나섰다.
박 사장이 점포 운영의 원칙으로 삼은 것은 단 한 가지. 고객이 말하기 전에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고객이 맛을 인정하고 불편해하지 않으면 단골 고객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죠. 한발 앞선 서비스가 성공의 비결이랄까요.” 특별 이벤트나 서비스 메뉴를 제공하지 않아도 손님의 ‘가려운 곳’을 알아서 긁어주는 박 사장의 서비스는 주효했다. 지난 200 5년 10월 창업 이후 지금까지 월 순이익은 1000만원을 유지한다.
외식업의 기본인 서비스를 소홀히하지 않은 것이 ‘대박 창업’ 의 지름길인 셈이다.
◆ 입소문을 활용하라 = 8년 동안 동대문 시장에서 숙녀복 디자 이너로 활약했던 정미경(여·29·오른쪽)씨. 나름대로 인정받는 ‘전문직종’을 버리고 뛰어든 것은 청소대행업. 지난해 4월 정 씨는 ‘푸르른계단(www.cleanboy.co.kr)’ 종로 효자점을 창업했 다.
“익숙해져 있던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죠. 하지만 더 큰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도전했 습니다.” 여성의 몸으로 청소대행업을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여간 힘들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직접 한 것처럼 깨끗하게 청소를 해준다더라’는 입소문이 주부들 사이에 돌기 시작하면서 금세 단골 고객들이 모 여들기 시작했다.
“고객을 만족시키면 알아서 소문을 내 줘요.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그럴 수 없죠.” 정 사장은 “월 평균 순수익이 300만원선을 넘었다”면서 “일에 익숙해진 만큼 매출을 좀더 높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남편의 경력은 최대의 자산 =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센 (www.hoasen.co.kr)’ 용산 아이파크몰점을 운영 중인 유숙위(여 ·61); 한만영(64) 사장 부부. 은행원으로 정년 퇴직한 한씨는 점포의 재무 관리와 인맥 창출을 전담하고 있다. 메뉴 관리나 점 포 운영처럼 섬세함이 필요한 부분은 아내가 전담하고 한씨는 과 거 인맥을 살려 단골 손님을 확보하고 가게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것.
유씨는 “에스닉 푸드는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음식이다보니 맛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으면서도 뛰어난 맛을 내는 브랜드 선정과 메뉴 관리는 직접 하되, 매출 등 재무 관리와 고객 관리는 남편이 전담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 했다.
‘호아센’ 용산 아이파크몰점은 ‘호아센’ 가맹점 가운데 매출 1, 2위를 다툴 정도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
출처 : 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