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서울 월계동에서 수학 전문교습소 ‘e-해법수학’(www.e-hb.co.kr)을 운영 중인 박영란(50)씨는 대기업 학습지 회사에서 12년 간 근무한 경력을 살려 창업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퇴직 6개월 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본사를 방문, 학원 운영 방법과 교육 시장 동향 등에 대해 ‘선행학습’을 했다. 박씨는 “성급한 창업은 금물”이라며, “관심분야를 정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운영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씨는 현재 12평 교습소에서 30여 명의 아이들을 가르친다. 아이들이 교습소에서 자율적으로 학습지를 풀도록 하고, 다 풀면 성적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본사 웹사이트를 통해 테스트를 한 후 회원 수준에 맞는 문제를 추출해 1 대 1 맞춤형 학습지를 제공한다. 틀린 문제는 오답(誤答)관리를 통해 풀이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복습시킨다.
사업 초기 회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교습소를 다닌 아이들의 수학 성적이 올라가고 있다는 입 소문이 나면서부터 회원 모집이 한결 수월해졌다. 박씨는 “학생들의 학습 진도·교습 방법에 정통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며 “회사 다닐 때보다 교육에 대한 개인 역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점포비 포함 2500만원, 1년 8개월 지난 지금 월 평균 순익은 300만원 정도다.
서울 연신내에서 퓨전 포장마차 ‘피쉬앤그릴’(www.richfood. net)을 운영하는 김태진(41) 씨는 2년 전 큰 결심을 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내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왔지요.” 김씨 역시 바로 창업하지 않고 6개월 동안 철저하게 시장조사를 했다. 인터넷·창업박람회 등을 통해 창업 정보를 수집하면서 업종 범위를 구체화시켜 나갔다. 초보자로서 독립 창업은 난점(難點)이 많다고 판단,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하기로 하고 대중적 메뉴인 어묵과 꼬치를 골랐다.
개점을 준비하면서 그는 ‘어깨 힘(대기업 다닐 때의 관행)을 완전히 빼자’고 다짐했다. 대기업 부장, 이사 출신들이 구태(舊態)를 버리지 못한 채 화려하고 큰 점포를 열었다가 알토란 같은 퇴직금만 날리는 사례를 많이 봐온 터였다. 서비스 정신을 키우기 위해 각종 관련 서적을 읽고 거울 앞에서 서빙 연습을 수도 없이 했다.
점포는 주택가를 배후로 한 역세권. 유동 인구도 어느 정도 있지만 단골을 많이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푸짐한 서비스 안주로 단골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단골 고객은 특히 요즘처럼 불황일 때 요긴하다. 현재 단골고객 비율은 60% 선. 월 평균 매출은 2500만원이고, 순이익은 800만~900만원 정도다. 1년 6개월 만에 아파트 담보로 대출한 1억 원은 다 갚았다.
출처 : 조선일보 김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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