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1,000만원 창업
경북 영천에 사는 주부 이경심(37)씨는 초등학교 5학년과 4학년인 두 아이를 둔 학부형이다. 중소기업의 생산관리직에서 일하며 아침 일찍 출근해 아이들보다 늦게 집에 오는 게 마음에 걸렸던 이씨는 아이들을 잘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래서 찾은 사업 아이템이 휴대용 장비를 들고 사무실이나 가정을 방문해 즉석에서 컴퓨터 프린터 잉크를 충전해 주는 서비스.
지난 3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 다음달부터 방문형 잉크충전 프랜차이즈 ‘잉크가이’를 시작했다. 고객이 가게에 가서 잉크 카트리지를 맡긴 다음 1~2일을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서비스다. 점포가 따로 필요 없어 창업비용은 가맹비와 장비 구입비 등을 포함해 590만원이 들었다.
휴대용 장비 무게는 8㎏ 정도로 차에서 고객이 있는 곳까지 잠깐만 들고 다니면 되므로 이씨에게도 무리가 없었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5분 내외고 1회 충전에 1만원을 받는다. 잉크 충전 외에 A4용지, 재생토너 등 전산 소모품 판매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이씨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다음인 오전 9시부터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오후 6시 전까지만 일을 하면 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는 게 장점이었다.
초기에는 매출이 쉽게 오르지 않았다. 영천에서는 방문 잉크 충전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 창업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도록 매출은 10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차량 유지비를 겨우 충당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씨는 경험을 쌓는다는 기분으로 꾸준히 일을 했다
잉크 충전 수요가 높은 인근의 공단지역부터 시작해 사무실을 한 곳씩 찾아가고, 스티커와 전단도 부지런히 배포했다. 잉크충전을 한 후에는 정확하게 몇 g을 주입했는지 고객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고, 정기적으로 전화 연락을 하며 단골고객을 늘려 갔다. 3개월 정도가 지나자 편리하다는 입 소문이 나면서 차츰 주문량이 늘어났다.
현재 월매출은 450만원 정도로, 차량 유지비와 원자재비 등을 제외한 280만원이 이씨의 순이익이다. 하루에 사무실·가정집 등 평균 8~10곳을 다닌다.
출처 ; 조선일보 김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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