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지는 민속주… 웰빙술로 각광
한약이나 버섯 성분 들어 있는 보양주·기능성 약주·과실주 인기 끌고 수출도 증가세
민속주 전문 프랜차이즈점도 생겨나… “민속주 더욱 개발시키려면 감세 등 혜택 줘야”
▲ 젊은이들 사이에서 민속주의 인기가 높아졌다. 사진은 민속주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 막걸리와 소주, 약주 정도가 손꼽히던 전통 민속주가 다양해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몸에 좋은 술을 찾는 손길이 늘어나면서 보양주, 기능성 약주, 과실주가 대세이기 때문이다. 맑은 물과 곡물, 누룩 등을 이용하는 곡주에 한약재를 넣은 보양주, 약용주와 과실을 발효하거나 원주에 과실이나 향 성분을 넣은 과실주가 인기다. 복분자주와 매실주가 과실주의 강세를 이끌고 있고, ‘상황버섯주’와 ‘송이주’ 같은 기능성 약주들은 수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 소장은 “명절에 선물용으로 이강주·문배술 등과 같은 전통 민속주의 판매가 많아지고 있고,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의 추세에 맞춰 한약재가 들어가는 기능성 약주와 복분자주·오가피주·인삼주 등이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매실주가 피로회복과 노화방지, 숙취해소,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실주의 인기가 높아졌다. 보해양주의 ‘매취순’은 ‘2006년 한국소비자웰빙지수’에서 과실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소비자웰빙지수는 2004년부터 한국표준협회컨설팅과 연세대 환경과학기술연구소가 공동으로 하는 조사로 기업 및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웰빙 인식을 평가하는 지수이다. 매취순은 과실주 부문에서, 천년약속은 전통주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 보해 복분자주 보해는 전남 해남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의 매실농원을 조성해 국산 매실주 원액 100%를 사용하여 웰빙주인 매취순을 만들고 있다. 두산주류의 ‘설중매’는 실제 매실이 들어 있는 고품격 순수 매실주를 표방하고 시장에 나왔다. 진로에서 나온 ‘매화수’는 여자를 위한 술이라는 카피를 들고 나온 매실주이다. 대학생 김유미씨는 “일반 소주보다 달콤하고 알코올 도수도 낮아서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자주 마신다. 특히 가격이 저렴해서 좋다”고 말했다.
백세주가 강세를 보이던 전통 민속주 시장에 다양한 계층이 좋아하는 ‘코리안 와인’ 격인 복분자주가 등장하면서 복분자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복분자는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성기능이 떨어진 사람과 당뇨환자에게도 좋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복분자는 항산화물질이 많아 간, 신장, 폐암, 당뇨 등에도 좋다. 특히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공식만찬주로 보해양조의 ‘복분자주’가 지정되면서 복분자 판매량이 급증했다. 보해양조는 2004년 49억원이던 매출액이 2005년 93억원, 2006년에는 목표액이던 208억원을 넘어 2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복분자주의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는 다양한 연령층이 복분자주의 맛에 반해서 즐겨 찾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복분자주는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지로 많이 수출되는데 미국에서는 복분자주의 병모양이 럭비공 모양을 닮아서 ‘럭비공 와인’이란 애칭도 생겼다. 보해의 복분자주는 375㎖에 출고가격이 4080원이다.
고창지역의 민속주 제조업체인 선운산복분자주흥진의 ‘산매수’ 또한 인기가 많은 술이다. 배상면주가의 ‘자자연연 복분자음’도 고창 선운산 지역의 신선한 복분자를 원료로 한 술로 알코올 도수가 12도이고 와인 병을 연상시키는 길쭉한 병에 담겨 팔리며 맛이 부드러워 남녀노소가 즐기고 있다. 배상면주가에서는 복분자주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과실주가 있는데, 산수유열매와 산사열매를 숙성시켜서 만든 ‘산사춘’과 뽕나무 열매로 만든 ‘오디담’도 시판 중이다.
이밖에도 브랜드화된 전통 민속주로는 부산APEC 공식 건배주로 채택됐던 상황버섯 균사체를 함유한 ‘천년약속’과 충북소주에서 나온 100년근 배양산삼주 ‘휘’, 경주법주에서 만든 청주 ‘화랑’, 무학소주에서 만든 국화주인 ‘가을국화’ 등도 있다.
현대백화점의 주류담당 바이어는 “복분자주와 오디주, 가시오가피주와 같은 과실주의 매출이 10~15% 정도 늘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문배주나 이강주보다는 도수가 낮은 걸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TV인기 드라마를 브랜드화해 인기를 끌고 있는 전통술도 있다. ‘주몽복분자주’와 ‘황진이술’이 바로 그것이다. 남원 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지리산약술’에서는 TV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주몽’과 ‘황진이’를 브랜드화했다. 복분자를 발효하여 만든 복분자주 ‘주몽’과 산수유·오미자를 발효한 술인 ‘황진이술’을 판매 중이다. 지리산약술 양석호 이사는 “전통 약주는 40대 이상의 연령층이 판매 대상이었으나, 드라마의 인기가 반영되어서 요즘은 20~30대에서도 많이 찾고 있다”며 “우리 제품은 중국과 일본, 호주로도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과는 수출 관련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출처 : 주간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