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의 창업 클리닉]
창업 사기 안당하려면 시장 조사 철저히
중년의 대기업 퇴직자다. 창업을 위해 부동산 및 창업 분야의 여러 중개인을 만났지만 권리금 조작, 중간 수수료 등으로 불신만 갖게 되고 1년 이상을 허비했다. 몇 번 속다 보니 의심만 늘고 이제는 모두가 사기꾼 같은 생각이 든다. 안전한 창업방법을 알고 싶다.
일부에서는 중년의 공직 및 대기업 출신들에 대해서는 ‘눈먼 돈’이라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다. 권리금을 현실에 맞지 않게 부풀리는 중개업자를 만나거나, 실제보다 매출을 부풀리는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상담을 하거나, 사업성도 없는 업종을 강권하는 창업중개인을 만나다 보면 불신만 커지게 돼 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다.
퇴직 후 가장 주의할 점은 예상보다 투자비가 크게 불어나는 경우다. 중년퇴직자 중에는 현금 여력은 몇천만~1억원 이내인데 주택은 시가 3억~5억원대 집을 소유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점포 중개인들이 “많이 투자해야 많이 벌 수 있다”고 말하면서 1억~2억원까지 대출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투자를 많이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며, 투자 못지않게 창업자정신이 중요하다. 마인드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큰돈을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불황으로 권리금에 거품이 끼어 있어 거래가 되지 않는 점포가 많은데 눈속임 매출이나 주변의 감언이설로 계약을 했다가 권리금이 폭락,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으므로 중개업자 말만 믿고 계약하는 것은 요주의 대상이다.
특히 부장급 이상 직위가 높았던 퇴직자일수록 권위의식 때문에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면 정보는 가급적이면 발로 뛰고 비교해서 체크하는 게 안전하다. 부동산중개업소도 대형업소는 물론 추천받은 물건 주변의 업소들과도 상담해보고 인근 점포주와도 의견을 나눠보도록 한다.
믿을 수 있는 정보창구, 경쟁력 있는 업종, 목 좋은 입지, 창업자 마인드 네 가지 요소는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아무리 뜨는 업종이라도 체인본사에 따라 실제 경쟁력은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업종이라도 입지선정에 실패하면 상대적으로 매출이 낮다. 정부의 무료 상담 기관이나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하는 것도 창업 사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ceo@changupok.com )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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