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전기숙 씨(41ㆍ떡쌈시대 일산 후곡점)가 일산에 삼겹살집을 창업했다는 소식에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음악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전씨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4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스스로 잘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만큼 어엿한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전씨에게 남편이 운영하던 반도체업체가 경기 불황으로 기울기 전까지 창업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사업을 정리하고 외식업 창업에 뜻을 보이자 그도 남편을 돕기로 했다.
남편의 사업 정리 자금과 피아노 레슨을 하며 모은 돈 2억원 정도를 들여 경기도 일산에 2층 매장(삼겹살 전문점)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교사생활을 하던 사람이 삼겹살집을 하려니 체면이 걱정이었다.
하지만 삼겹살집이라도 이색적이고 고급형이면 해볼 만하겠다 싶었고 종교생활을 하며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거주하는 동네라 상권 특성을 잘 알았다.
전씨가 선택한 점포는 학생들이 많은 학원가 2층이라는 특성 때문에 업종이 자주 바뀌던 자리. 다른 1층 매장보다 공간도 넓고 점포비도 저렴했다.
그는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외식 고객이 많고 평일엔 주부들 모임이 많아 단체 손님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주변 아파트 단지의 가족과 주부들을 노리기로 했다.
30평 남짓 되는 매장에 테이블을 더 놓는 대신 어린이 놀이방과 게임기를 설치해 가족 단위 고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주요 고객층을 제대로 잡은 덕에 전씨의 매장이 들어선 후 주변에 줄줄이 음식점이 따라 생길 만큼 상권이 살아났다.
전씨의 매장은 시원하게 열린 통유리창과 분위기 좋은 음악이 특징. 오전에는 조용하고 편안한 음악을, 오후에는 활기차고 신나는 대중 인기가요를 틀어놓는다.
고객은 "일반 삼겹살집과 달리 분위기 있고 오히려 경양식집 같은 느낌"이라며 좋아한다.
근처에 공원과 육교가 있어 일부러 창을 크게 냈다.
전망도 좋은 편이다.
창이 크니 환기도 잘 되고 고객 유인 효과도 생겼다.
오픈 초기에 신문 전단을 돌린 일 외에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육교를 지나면서 가게 내부를 보고 찾아온 손님도 많다.
전씨는 마음 편하게 쉬다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추구한다.
너무 과도한 친절 때문에 손님들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오히려 적당한 거리를 둔다.
손님이 필요한 것은 알아서 먼저 가져다주고, 아이교육 등을 화제로 꺼내며 손님과 자연스런 대화를 유도한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자신이 손님일 때를 항상 생각하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음식은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종업원들도 내 가족처럼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
직원 관리 경험이 없던 전씨에게 인력관리는 가장 큰 문제였다.
오픈 초기에는 직원이 자꾸 바뀌어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사장과 종업원 처지를 떠나 종업원들을 동료처럼 대하고 어려운 점을 먼저 헤아리려고 노력했다.
전씨는 현재 하루 150만원 정도의 매출(순수익 25~30%)을 올리고 있으며, 곧 2호점도 낼 계획이다.
출처 : 매일경제[심시보 기자] |